재계약을 맺고 나선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던 황희찬이 브랜트포드와 경기에서 멀티골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습니다. 오늘 넣은 두골은 모두 기교적이며 강한 전방압박을 해서 만들어냈습니다. 강한 집중력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 레이스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득점 1위인 홀란드가 14골이라는 점에서 11골 손흥민과 10골 황희찬이 언제든 득점왕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과 재계약을 맺으며 안정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계약 기간 전부를 울버햄튼에서 보낼 것이라 말할 수도 없습니다. 황희찬이 올 시즌을 기점으로 득점력을 끌어올리고 평균값을 만든다면 상위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황희찬이 올시즌 10골을 기록하며 두 자리 골을 넣었습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는 점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대 20골도 노릴 수 있는 상태라는 겁니다.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을 유지한다면 상위권 팀들이 노릴 가능성이 큽니다. 꾸준하게 두 자릿수 이상의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수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나온 두골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 나온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운이 아니라 완벽하게 자신의 능력으로 결과물을 냈으니 말이죠. 전반 12분 사라비아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르미나가 헤더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 나갔습니다.
선취골이 나온지 2분 만인 전반 14분 네이선 콜린스가 골키퍼에게 백패스하는 과정을 황희찬이 노렸습니다. 이는 콜린스의 미스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황희찬이 그렇게 집중력을 가지고 있을지 몰랐을 뿐입니다. 중앙에 있던 황희찬은 콜린스가 백패스를 하자마자 스프린터로 골키퍼가 공을 잡기도 전에 빼앗아 여유롭게 추가골을 만들었습니다.
브렌트포드는 골키퍼에게 백패스하는 상황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통상 이런 경우 황희찬처럼 전력질주하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순간적 판단과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 그리고 골키퍼 앞에서 공을 낚아채고 제쳐내는 침착함과 기술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골이었습니다.
2-0까지 밀린 브렌트포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2분 만에 골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브렌트포드였습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모페가 기술적으로 공을 띄워 위사에게 건넸고, 바로 슛을 하며 멋진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12분에 첫 골이 나온 후 4분 만에 양팀이 3골을 넣었습니다. 대단한 경기 흐름이라고 볼 수 있죠. 브렌트포드의 골이 터지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세를 올린 브렌트포드가 공격을 주도하며 추가골로 동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하지만 이런 브렌트포드의 공세를 멈춘 것은 황희찬이었습니다. 전반 28분 다시 한번 전방 압박 카드가 통했습니다. 강력한 전방 압박은 허둥지둥 전방으로 공을 내주게 되어 있습니다. 이는 편안하게 공을 돌리며 공격을 이어가는 것과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방으로 공을 쳐내자, 고메스가 헤더로 바로 전방에 있는 황희찬에게 연결했습니다. 오늘 경기를 봐도 울버햄튼 선수들은 모두 공을 잡으면 황희찬에게 볼 배급을 해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손흥민처럼 윙어 자리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위치를 변경하며 팀 공격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황희찬이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이며, 울버햄튼의 전술도 황희찬을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고메스의 헤더를 받는 과정도 오프사이드를 생각하며 준비를 하는 과정은 노련했습니다. 그렇게 공을 잡은 황희찬은 수비수 앞에서 공을 살짝 띄워 벗겨내고 바로 골을 넣었습니다.
솜브레로 기술이라고 불리기도 한 이 모습은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전방 공격수가 중요한 순간 이런 기술을 자유롭게 쓰는 것은 그만큼 몸에 익숙해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솜브레로는 밀짚 모자를 뜻하는 스페니쉬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막는 수비수를 공을 띄워 가볍게 벗겨내고 골키퍼마저 무기력하게 만들며 완성한 골은 황희찬이 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줬습니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도 아니고 우악스럽게 공을 넣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황희찬의 두 골은 빠르면서도 기술적으로 완성된 공격수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의 진가는 이제부터 발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허리를 붙잡고 쓰러지며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습니다. 바로 교체된 황희찬이었지만, 그래도 경기가 끝난 후 직접 그라운드를 거닐며 인사를 하는 모습에서는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부상 등으로 최악이었다는 점에서 황희찬이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부상입니다.
황희찬과 교체되었던 벨르가르드가 후반 추가골을 넣으며 4-1 완승을 거뒀습니다. 첼시 역시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순위 상승을 하지 못했지만, 울버햄튼이 황희찬의 골과 함께 중위권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일 겁니다.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데뷔 3년 차에 첫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멀티골 역시 영국에서 처음으로 이룬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만약 허리 부상만 없었다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을 정도로 오늘 폼도 좋은 황희찬이었습니다.
황희찬이 올 시즌 넣은 골들 중에는 리버풀, 맨시티, 아스톤 빌라와 뉴캐슬 등 강팀들을 상대해서 넣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손흥민이 강팀 킬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최상위 팀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공격수고, 황희찬 역시 손흥민의 뒤를 따르는 듯한 모습이라 보기 좋았습니다.
홈 5경기 연속 득점은 울버햄튼 창단 이래 최초의 기록이기도 했습니다. 울버햄튼에서 뛴 선수 중 두 자릿 수 골을 넣은 선수는 황희찬까지 단 세 명이 전부입니다. 라울 히메네스와 스티븐 플레처와 함께 황희찬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히메네스는 2018-19시즌, 2019-20 시즌 두 자릿수 골을 넣었고 플레처는 2010-11 시즌, 2011-12 시즌 같은 기록을 썼습니다. 이어 황희찬이 2023-24 시즌 10골에 도달하면서 울버햄튼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죠. 하지만 황희찬은 아직 19경기를 치렀을 뿐입니다.
황희찬은 2023년에만 13골을 올렸는데 울버햄튼 선수 중 한 해에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2019년 15골을 터트린 히메네스입니다. 울버햄튼 한 해 최다골도 노릴 수 있는 것은 황희찬이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죠. 다만 올해 마지막 날 오늘 같은 멀티골이나 해트트릭을 기록해야만 합니다.
이와 상관없이, 황희찬은 올 시즌 부상없이 마지막까지 뛸 수 있다면 분명 대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골감각을 유지한다면 몰아치기도 이제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손흥민에 이은 득점왕을 노릴 수도 있어 보입니다. 토트넘과 달리, 울버햄튼에서는 황희찬이 최전방 공격수로 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과연 시즌이 끝난 후 어떤 결과물들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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