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4경기 연속 종료 직전까지 치열한 경기를 했다는 점에서 피로도는 상상을 초월할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경기를 이기고, 4강에 올라선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경이를 표합니다.
16강 사우디전에서 120분을 뛰고 단 이틀 휴식만에 다시 120분 혈투를 벌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저 쉬는 것이 아닌 전술 훈련도 겸해야 했다는 점에서 쉬지 않고 경기를 계속해왔다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핵심 선수들은 조별 예선부터 교체없이 계속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는 사실은 불안으로 다가왔습니다. 체력 고갈이 오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친 레이스를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희찬의 가세로 공격 라인은 더욱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조규성이 선발로 나섰지만, 세밀함과 완성도가 떨어져 효용성은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이라는 공격 라인은 그 자체만으로 아시아 최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유럽리그에서 뛴다는 수준이 아닌 최고의 선수들이라는 점이 중요하죠.
한국은 선취골을 넣었습니다. 전반 31분 황희찬이 설영우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지만 VAR 통해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습니다. 완벽해 보였지만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로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쉬웠습니다. 한국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체격이 큰 호주를 압박해 갔습니다.
한국은 패널티박스로 공을 집중하는 전략을 썼지만 호주 수비의 집중력이 높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호주의 반격도 이어졌습니다. 19분 조현우의 호수비로 겨우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도 나왔죠. 이강인이 절묘한 패스를 건네기도 했지만 황인범의 다이렉트 슈팅이 어설프게 이어져 골과는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분위기는 전반 42분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황인범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오른쪽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며 호주에게 볼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굿윈이 높은 크로스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선취점을 뽑으며 앞서 나갔습니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실질적인 골이 없었던 한국은 후반 시작부터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강인의 헤더슛과 왼발 슛이 이어졌지만, 모두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이런 압박 후 바로 호주의 공세에 시달리는 모양새였습니다.
후반 8분 보일의 헤더 슈팅에 이은 리바운드 슈팅까지 이어졌지만 조현우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첫 헤더 슛은 막을 수 있었다고 하지만, 리바운드 슈팅은 엄청난 반사신경과 어떻게든 공을 막겠다는 의지가 만든 결과물이었습니다.
측면 공략을 일관되게 시도했지만, 호주 수비에게 막히던 한국은 후반 33분 그림자 조규성을 빼고 이재성을 투입했습니다. 투입 직후 이강인의 환상적인 로빙 패스로 수비진이 한 번에 뚫렸지만, 이재성의 부실한 트래핑은 골키퍼와 1:1 상황을 무산시키고 말았습니다.
이재성의 볼 트래핑 문제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며 불안함만 가중시켰습니다. 국가대표 선수가 그 정도 볼 트래핑을 하지 못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경기 후반 교체되어 부담을 가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이 결국 팀을 힘들게 했다는 점은 답답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후반 90분이 다 지난 상태에서도 한국은 0-1로 호주에 뒤처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추가시간 7분이 주어진 상황에서 기적은 일어났습니다. 후반 51분 손흥민은 호주 선수들에 둘러싸인 상태에서도 볼을 빼앗기지 않고 절묘한 드리블로 치고 나가며 황금 같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호주 선수 다섯 명이 둘러싼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이들을 벗겨내고 페널티박스 깊숙하게 들어갔고, 이에 놀란 수비수가 태클을 시도했지만 공과 상관없이 손흥민의 발을 건드려 페널티킥이 선언되었습니다. 당연히 손흥민이 찰 것이라고 보였지만, 황희찬이 키커로 나섰고 강력한 슛으로 방향을 잡은 호주 골키퍼를 무색하게 만드는 동점골을 만들었습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차서 골을 넣으면 득점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황희찬이 자신이 차고 싶다고 말하자, 흔쾌히 양보했습니다. 그런 리더의 자질은 결국 팀을 강하게 만듭니다. 황희찬 역시 그 자신감이 결국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기 좋았습니다. 쫄지않고 당당하게 위기에 대처하는 그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승부는 다시 연장으로 흘러갔고, 연장 초반 황희찬의 발리슛과 이강인의 헤더슛이 나왔지만 모두 선방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다시 손흥민이 등장했습니다. 이번에는 황희찬이 만든 프리킥을 직접 슛을 시도해 환상적인 궤적으로 역전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손흥민 존이라고는 하지만 사선의 페널티 좌측 끝이라는 점에서 직접 슛을 하기도 애매한 부분이었습니다. 이강인도 왼발 슛이 강렬하고 아름답다는 점에서 누가 슛을 할지 궁금했지만, 역시 손흥민이었습니다. 손흥민의 슛은 강렬하면서도 골대 앞에서 아래로 휘는 기막힌 궤적으로 골이 만들어졌습니다.
120분 혈투를 하고 승부차기까지 하고 8강에 올라온 대한민국은 이틀의 휴식만 주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호주보다 더 체력적으로 앞선 모습을 보인 것은 실제 체력이 좋은 것도 있겠지만, 이기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의미입니다.
김민재가 카드 트러블로 4강전에 나가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약한 수비라인에서 대들보 같은 김민재가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보다 공격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선봉장에는 당연히 손흥민입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풀타임으로 뛰는 주축 선수들이 자칫 피로 골절 등 부상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들 정도입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를 통해 이런 말도 안 되는 강행군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토너먼트 경기에서 이는 당연한 것이라고 했죠.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 뛰는데 힘들다고 핑계될 수 없다는 말로 그의 강인함을 엿보게 했습니다.
여기에 감독의 이상한 행동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보여 달라는 당부까지 했습니다. 감독의 존재감은 없지만, 선수들의 탁월한 능력으로 4강까지 올라간 한국이 요르단과 리턴매치에서 승리해 결승에 선착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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