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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쓰러진 손흥민, 카라바흐 3-0 승리에도 불편한 이유

by 스포토리 2024.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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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복귀한 유로파 리그에서 첫 경기를 치른 토트넘은 카라바흐와 홈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습니다. 기록만 보면 기분 좋은 경기로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선수들을 갈아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어쩌면 올시즌 토트넘은 중반을 넘어서며 완전히 몰락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낳게 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늦춰졌습니다. 카라바흐가 연착했고, 여러 이유로 인해 경기가 늦게 시작된 것도 문제로 작동했을지도 모를 경기였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교체되어 유로파 첫 경기를 맞은 토트넘에는 공격진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손흥민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손흥민과 솔란케, 존슨이 최전방에 포진했습니다. 2선에는 비수마, 사르, 베리발이 선발로 나섰습니다. 베리발이 이적 후 첫 선발 경기를 치른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여기에 반더벤과 드라구신이 센터백으로 나섰고, 데이비스와 그레이가 윙백으로 출전했습니다.

 

핵심 선수들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수가 바뀐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이틀 후 맨유와 리그 원정 경기를 한다는 점에서 선수 로테이션은 당연한 일입니다. 손흥민의 경우 리그와 대표팀을 오가며 풀타임으로 나서는 것을 생각해 보면 오늘 경기에서 쉬는 것이 옳았습니다.

 

오늘도 포스텍은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그건 다 좋은데 모두가 예측하는 결과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센터백들까지 중앙선까지 넘는 극단적 상황에서 카라바흐의 공격 한번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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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백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이 극단적 상황은 상대가 어떤 식으로 역공을 하는 것인지 이미 공유가 되었습니다. 중앙선으로 상대 공격진이 침투하는 상황에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전반 7분 드라구신이 퇴장당하는 과정도 동일했습니다.

 

반더벤이 드라구신에 패스하는 상황을 감지한 상대팀은 반더벤이 드라구신을 향해 패스를 시작하자마자 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패스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가 강하게 압박하면 누구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오늘 경기는 비까지 왔습니다.

 

그라운드는 미끄럽고 평소와 달리, 선수들이 공을 다루기가 어려운 상황이란 의미입니다. 이는 이후 데이비스도 유사한 상황에서 공을 놓치는 상황이 재현되기도 했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골키퍼가 빠르게 나와 공을 차단했다는 점이 차이였습니다.

전반 7분 드라구신 퇴장으로 교체되어 나간 베리발 위로하는 손흥민

드라구신은 갑작스런 압박에 당황했고, 그렇게 볼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냥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주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드라구신은 카드를 받을 각오를 하고 태클을 걸었고, 심판은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시작과 함께 열명이 뛰는 토트넘은 그럼에도 공격 전술을 전개했습니다. 베리발을 우도기로 교체하며 미드필더를 두 명만 둔 채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전술은 그대로 유지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경기는 분명 효과적이기는 했습니다.

 

12분 우도기가 들어온 직후 솔란케가 상대 수비를 압박해 공을 빼앗아 몰고 가다 수비수가 없는 존슨에게 패스를 했고, 골로 이어졌습니다. 존슨으로서는 연속골을 넣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손흥민에게는 언제나 수비수들이 압박한다는 점에서 좋은 패스였습니다.

 

1-0으로 앞선 토트넘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골을 넣었던 존슨을 빼고, 클루셉스키를 교체했습니다. 클루셉스키가 윙어로서 느린 발로 문제를 야기하기는 하지만,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압도적입니다. 신체적인 탁월함과 기술은 분명 큰 무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추가골은 52분 사르의 발끝에서 나왔습니다. 코너킥으로 흘러나온 공은 사르에게 향했고 가볍게 차 넣으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핵심 선수들을 교체하는 방법이 좋았다고 보지만, 포스텍은 교체하지 않았습니다.

존슨 유로파 리그 첫 골 넣었다

손흥민이 공격을 주도하며 솔란케에게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지만 골을 넣는데 실패했죠. 이 정도면 충분히 골로 연결되어야 하지만 그걸 해내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등급차가 존재하는 카라바흐와 경기에서도 압도하지 못하는 골 결정력은 리그 경기에서는 더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토트넘은 오늘 운이 좋았습니다. 카라바흐의 역습들이 이어지며 충분히 골이 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페널티킥을 얻고서도 공을 허공에 날려버리는 상황에서 패배는 너무 당연했습니다. 솔란케의 쇄기골 역시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습니다.

 

손흥민 존이라 불리는 지점에서 68분 회심의 슛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흘러나왔습니다. 이 상황에서 전방에 있던 솔란케는 손쉽게 골을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주어 먹는 골이었죠. 그나마 그렇게라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도 다행입니다.

 

문제는 세 번째 골이 나온 후인 70분 손흥민이 햄스트링을 만지며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이 직접 벤치에 교체 사인을 냈습니다. 이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혹사를 당하면서도 큰 문제가 아니라면 마지막까지 뛰던 손흥민이란 생각을 해보면 불안이 엄습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이라면 그나마 손흥민이 직접 걸어서 나갔다는 겁니다. 베르너가 교체로 들어가고, 비수마를 대신해 벤탄쿠르가 교체되면서 남은 시간을 채워냈습니다. 84분 솔란케를 대신해 무어가 들어가며 오늘 경기 교체는 모두 끝났습니다.

사르에 이은 솔란케의 추가골, 손흥민의 희생

마지막까지 포스텍 전술은 이어졌지만, 그만큼 많은 위기들이 반복적으로 나왔습니다. 반복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상대가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해 골을 못 넣었을 뿐, 포스텍 전술이 완벽해서 클린시트로 경기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전술의 핵심은 선수들을 갈아 넣어야 한다는 겁니다.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하는 전술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토트넘 선수들이 모두 90분을 지속적으로 뛸 수 있는 체력이 되어야 하고, 상대에게 중간에 볼을 빼앗기지 않을 정도의 기술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과거 네덜란드 토털사커를 연상케 하는 이 공격 전술의 문제는 토트넘이 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실력차가 심하고, 이를 적용해 승리로 만들기에는 프리미어 팀들이 강하다는 겁니다. 토트넘이 승수를 쌓지 못하는 것은 상대가 포스텍 전술을 모두 알고 있고, 이를 역으로 이용해 손쉽게 승리를 따내고 있다는 겁니다.

 

천하의 아스날도 승점을 위해 전술을 상대팀에 따라 바꾸고 있습니다. 공격 일변도만이 아니라 승리나 승점을 위해서라면 수비를 우선하는 경기를 치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치열한 프리미어 리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했다고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토트넘이 리그 경기에서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다가는 대량 실점하며 무너질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손흥민이 혹사를 당하다 부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손흥민 더는 토트넘에 헌신할 필요가 없다

토트넘은 10년을 뛴 팀 핵심 선수를 혹사시키며 희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내칠 선수이니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가장 중요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선수가 스스로 자신 몸을 챙겨야 합니다.

 

안정적인 탈출을 위해 손흥민은 조금만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바로 이야기해서 경기에서 빠지거나 나와야 합니다. 물론 손흥민의 성격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야만 그가 항상 언급했던 오랜 시간 축구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토트넘에서 시간은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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