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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롯데에 스윕 당한 기아 진정 바닥을 쳤나?

by 스포토리 201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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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순간 롯데에 스윕을 당한 기아는 시즌 4위까지 떨어지며 끝이 없는 추락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바닥인지 아니면 더 내려갈 수도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현 상황이 바닥이라면 치고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아직 내려갈 길이 남았다면 그 심각성은 상상이상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기아, 반전은 가능한가?




작년 16연패를 당할 때와 다른 것이라면 연패는 아니라는 것 정도일까요? 김상현이 후반기 돌아와 연일 대포를 쏘던 기억이 있어서 인지 급하게 그를 불러올렸지만 기대했던 역할은 해주지 못했습니다. 완봉 패를 당하며 롯데와의 사직 3연전마저 모두 내주고 만 기아로서는 여섯 게임 반차가 나는 엘지에게 역전 당할 일은 없다며 자위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기아의 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부상 때문입니다.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에게 과부하는 걸릴 수밖에는 없고 이런 상황은 팀 전체를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부상에서 돌아오는 시점들이 팀 사정상 급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상이후 경기 감각과 체력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한다면 자칫 슬럼프를 몰고 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급한 팀 사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체력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다시 경기에 투입되게 되면 부상 재발의 문제도 있지만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힘들다는 게 현재 기아의 문제입니다.

로페즈의 모습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전반기의 로페즈를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도 없는 투구를 보인 그는 완벽하지 않은 체력으로 호투를 기대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기아와 상대하는 팀들은 노림수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적극적인 공격을 하는 이들을 쉽게 제압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로페즈 등판에서 솔로 홈런 세 방 역시 노림수가 정확하게 맞아 들어갔기도 하지만,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로페즈의 공이 완벽하지 않았다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5회가 되며 체력적 한계는 현실로 드러나고 최근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롯데 타자들에 맞서기에는 로페즈의 체력적 문제는 너무 크게 다가왔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역시 기아의 문제와 롯데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나며 6-0이라는 스코어로 경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선발투수인 장원준은 그의 고질적인 볼넷 남발에도 불구하고 무력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아 타선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투구를 했습니다.

기아 타선들이 기회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는 것과 달리, 롯데는 같은 안타를 치고도 6점을 뽑아내며 그들이 왜 후반기 최고의 팀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7안타를 치고도(물론 볼넷에서 7:2로 롯데가 앞서기는 하지만:앞선다는 의미는 기아가 볼넷을 많이 내주었다는 의미지이요) 6-0이라는 스코어가 났다는 것만으로도 두 팀의 현재를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깜짝 선발 카드인 박성호가 최소 3, 4이닝은 막아줘야만 했지만 시작과 함께 전준우에게 3루타를 맞으며 위태롭게 경기를 이끌더니, 2회 선두 타자 홍성흔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민호에게 2루타를 내주며 김희걸로 교체되었습니다. 선발로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던 김희걸이 연이어 선발이 아닌 롱 릴리프로 등장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고 아쉬움입니다. 

물론 기아 불펜의 사정상 누군가는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만 하고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는 김희걸 뿐이라는 절박함이 이런 상황을 낳고 있지만 김희걸이 선발로 나서 2연승을 했던 것을 상기해보면 그가 롱 릴리프로 활약하는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기아와 롯데의 경기 승부처는 3회였습니다. 0-1로 뒤진 기아는 1사 후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나가고 김선빈이 멋진 밀어치기로 연속 안타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주루 플레이와 손아섭과 황재균의 수비 상황이 오늘 경기 승패를 좌우해버렸습니다.

손아섭이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올 시즌 들어 외야 수비 능력마저 향상된 그는 강하게 3루로 송구를 했고 발 빠른 이용규와의 3루 승부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3루수 황재균은 이용규가 아닌 2루로 뛰는 김선빈을 노렸고, 그의 선택은 멋지게 맞아 떨어지며 1사 2, 3루가 될 수 있는 상황을 2사 3루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용규에 욕심을 부렸다면 주자 모두를 살려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틈을 노려 2루로 달리던 김선빈을 선택했다는 것은 황재균의 순간 판단력이 뛰어났다는 반증이었습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주자가 모두 살았다면 오늘 경기의 승패는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2회 롯데는 만루 기회에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며 의외로 고전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곧바로 3회 위기를 맞이하며 중심타선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주자 두 명이 모두 살아있었다면 기아가 역전을 했을 가능성도 높았기 때문입니다.

4회 롯데가 만든 2점 역시 유동훈이 투수 쪽으로 오는 타구를 막기만 했어도 실점은 없었을 겁니다. 투수의 수비 능력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 이 장면에서 완벽하게 잡겠다가 아니라 자신의 앞에 공만 떨어트리는 수비를 했어도 위기 상황은 벗어날 수 있었기에 4회 2실점은 아쉽기만 합니다.

기아는 6회 1사 1, 3루 상황에서 김상현의 빗맞은 타구를 장원준이 호수비를 보이며 1루에서 아웃 카운트를 만드는 과정이 무척 중요했습니다. 투수로서는 쉽지 않은 수비였음에도 완벽하게 주자를 잡아내면서 위기를 벗어난 장원준은 자신의 역할을 100% 완수해 냈습니다.

 

기아가 다시 한 번 좋은 기회를 점수를 이어가지 못하자 롯데는 6회 2안타, 2사구를 뽑아내며 3득점을 하며 사실상 경기를 마무리하고 말았습니다. 몸에 맞는 볼이 한 이닝에 두개나 나오며 스스로 무너진 기아 불펜에 의해 중요한 순간 추가 3실점을 하며 기아는 롯데와의 사직 3연전에서 다시 스윕을 당하며 4위까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롯데와의 후반기 6연전을 모두 스윕당하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게 된 기아는 광주 홈에서 SK와 3연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3연전 경기의 마지막 시리즈가 될 이번 광주 경기에서 과연 기아는 SK를 재물로 다시 부활을 할 수 있을까요?

롯데를 버리고 SK를 선택한 기아의 판단이 과연 좋은 결과로 연결될 수 있을까요? 지난주처럼 넥센을 잡기 위해 버린 주중 경기로 인해 넥센 주말 3연전 마저 최악의 경기로 이어졌듯 SK와의 3연전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선발 투수들은 충분히 승부수를 띄워볼 존재감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철저하게 농락당한 타선이 과연 광주에서는 터질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더욱 마지막 경기에서 점수를 한 점도 올리지 못하고 완봉 패를 당했다는 사실은 기아를 더욱 씁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전반기 1위를 달렸던 기아가 후반기 꼴찌로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은 선수들의 줄 부상입니다. 여기에 비만 피해가는 기아의 대진운도 영향을 끼쳐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를 최악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앞서 이야기를 했듯 기아의 하락세가 바닥까지 왔느냐는 점입니다.

이 상황이 바닥이라면 기아에게는 2011년 아직 기대를 해볼 만합니다. 전반기 보여준 선발 투수의 힘은 가을 야구에서 다시 재현할 수도 있고 부상 선수가 돌아와 제 실력을 보여준다면 기아는 다시 무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바닥이 아니라면 문제는 무척이나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기아가 후반기 보여준 실력에서 여전히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운 좋게 가을 야구에 나간다 해도 제 기량을 보여줄 가능성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기아의 위기. 그리고 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들. 기아 본인들 뿐 아니라 상대 팀도, 팬들도 모두 알고 있는 기아의 문제. 중요한 것은 물리적으로 그 방법을 한순간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방법은 선수들의 정신력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알게 모르게 패배의식에 찌들기 시작하는 상황을 털어내고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않는다면 기아의 연패는 더욱 길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롯데와의 3연패를 빠른 시간 안에 잊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SK와의 광주 3연전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면 기아는 가을 야구에 참여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기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이 자신들의 실력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여기에 연패를 당하는 팀들이 보여주는 조급함도 버려야만 합니다. 꼭 이겨야만 한다는 부담감 역시 선수들을 승패에 얽매여 오히려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도록 만들고는 하기에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며 위기를 벗어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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