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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일본파 우대하고 국내파 홀대하는 이상한 연봉 전쟁

by 스포토리 201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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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복귀한 선수들에게 황당할 정도의 돈 폭탄을 쏘아대던 구단들이 정작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 국내파들을 홀대하는 기현상이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외부 영입 선수들까지 엄청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위화감 조성에 나서고 있는 구단의 황당한 연봉 지급은 당연히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일본행과 FA 부추기는 이상한 연봉 지급




아마도 시간이 오래 흘러도 김태균의 15억 연봉은 쉽게 깨질 것 같지 않습니다. 투수 4관왕을 달성한 윤석민이 4억이 넘는 연봉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100%가 넘는 고액 연봉 인상은 무리라고 난색을 표하는 기아의 모습을 보면 15억이라는 금액이 얼마나 큰지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이승엽이 연봉 8억에 옵션 3억으로 1년 계약을 한 것과 우승을 이끈 최형우와 오승환 연봉 협상이 미진한 이유는 이상하게 다가 올 뿐입니다. 투수와 타자 고가 1위 선수들인 그들의 연봉 협상이 내년으로 미뤄진 것은 그만큼 서로의 기준과 기대가 다르다는 의미일 테니 말입니다.

이승엽의 경우 일본으로 건너가는 시점이 그의 전성기였습니다. 한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 신기록까지 세우며 일본으로 향한 그는 일본에서도 엄청난 연봉 행진을 벌이며 승승장구했습니다. 물론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며 요미우리에서 쫓겨나듯 오릭스로 향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승엽이 삼성에서 지바로 떠나던 시점과 오릭스에서 삼성으로 돌아온 시점은 천지차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고점에 올라선 상황에서 받은 연봉에 최저점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받은 연봉을 비교해 봐도 이승엽에 대한 삼성의 대우는 그 이름값에 걸 맞는 초특급 대우였던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현실적인 이승엽이 국내에 잔류했었다면 연봉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가능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기는 하지만 과연 그가 연봉 8억을 넘긴 선구가 되었을까요? 국내 현실에서 보면 FA를 통해 거액의 보상금과 함께 연봉을 받을 수는 있었을 것입니다. 

파괴력이 압도적이었고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이 합쳐져 이승엽에 대한 가치는 새로운 기록들을 양산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본에서 받은 엄청난 연봉은 평생을 해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비교불가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승엽과 달리, 김태균이 국내에 계속 잔류했다면 연봉 15억 선수가 되었을까요?

2009년 4억 2천만 원을 받고 FA 선언을 하고 국내 잔류를 했다면 거액의 보상금과 함께 연봉 상승은 가능했겠지만 15억이라는 금액은 절대 받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한화가 김태균에게 15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책정한 것은 지바 롯데에서 1억 5천만 엔을 받은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듯 보입니다. 한화로 따지면 22억 정도 되는 금액을 받았던 김태균으로서는 큰 거부감없이 한화 유니폼을 입을 정도의 보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일본과 한국의 환율과 경제성, 야구 시장의 크기 등을 따져 봐도 김태균의 15억 연봉은 난센스에 가까운 치기일 뿐입니다. 거듭 이야기하게 되지만 전체 연봉 상승과 함께 최저 연봉도 높아진 상황에서 김태균이 15억 연봉을 받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거액을 벌 수 있다면 프로 스포츠에서 이보다 값진 일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문제는 최저 연봉 2,400만 원이 그대로 유지된 상황에서 2군 선수들에 대한 열악함마저 개선시키지 않고 특정 선수들에게 무분별하게 보이는 거액을 쏟아 붓는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장 한화 구단은 올 한해 열심히 활약한 선수들에게 일률적으로 5천만 원 인상안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투타 고과 1위인 박정진과 이대수의 연봉은 억대 연봉자가 아니었습니다. 박정진이 7천 5백만 원, 이대수가 9천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었기에 그들의 연봉 인상은 파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섭섭하지 않은 금액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들에게 구단이 제시한 금액은 5천만 원 인상이 전부였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니 금액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김태균에게 15억을 쥐어주고 FA 영입한 송신영에게 3년 13억을 안겨주었습니다. 박찬호는 야구발전기금으로 돌렸으니 번외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외부 선수 영입에 엄청난 금액을 사용했음에도 잔류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한 연봉을 제시한다는 것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박정진과 이대수가 억대 연봉자였다면 아무리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인상률에 한계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도 억대 연봉에 올라서지 못한 채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한화 구단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가 산정과 상관없이 일률적인 5천만 원 인상을 제시했다는 것은 선수들을 무시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들의 행태로 보면 FA 기회만 된다면 무조건 떠나야만 제값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밖에는 안됩니다. 그들이 좋아하는 의리를 지켜 팀을 위해 봉사하면 박봉에 시달리는 현실이라면 굳이 원 소속팀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질 이유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한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엘지 역시 지난 해 박명환의 연봉을 1/10로 줄이기 위해 신 연봉제라는 이름으로 몇몇 선수들에게 억대 연봉을 쥐어주며 5억 연봉자 박명환을 5천만 원으로 삭감하는 신공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의 논리는 단 1년 만에 다시 한 번 작위적으로 바뀌며 박현준에게 1억 3천만 원 연봉을 제시하며 스스로 내세운 신 연봉제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202%의 연봉 인상이었지만 그의 활약과 역할과 엘지 구단이 내세운 신 연봉제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면 이는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들의 꼼수에는 연봉 하락이 예상되는 봉중근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작년 박명환에게 가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봉중근의 올해 연봉은 자연스럽게 무차별적인 삭감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박명환 연봉을 깍기 위해 도입한 신 연봉제는 봉중근 연봉 삭감률 조절을 하기 위해 변형을 시키며 스스로 원칙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구단으로 낙인찍힌 점은 당혹스럽습니다. 연봉 인상은 궁색한 변명들이 난무하지만 삭감에는 인정사정없는 구단의 처사는 당연히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해외파들에 대한 리턴 시 고가 연봉은 자연스럽게 국내 잔류파들과 연봉에서 차이를 보이며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가능하다면 무조건 해외로 떠나고 FA를 이용해 연봉 많이 주는 다른 팀들을 찾아 떠나는 행위가 자신의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이라면 지역 연고로 운영되는 프로야구는 그 본류가 흐려질 수밖에는 없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선수들을 평가하고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대어가 없던 FA 시장이 말도 안 되는 프리미엄이 붙은 올 시즌 몇몇 선수들에게 쏟아진 거액의 연봉은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선수들에게는 허탈함만 전하고 있습니다. 마치 시장 경제가 1%에게만 몰아주고 있듯 프로야구에도 1%에게만 모든 것을 몰아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팀 경기에서 혼자만 잘한다고 팀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단체 경기에서 위화감만 키워 놓는다면 과연 그게 정상적인 관리일지는 의문입니다. 

몇몇 선수들에게 말도 안 되는 거액의 돈을 쏟아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보다는 최저 연봉제 인상과 합리적인 연봉 산출을 통해 팀을 위해 공헌한 선수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이로울 것입니다. 몇몇 스타 선수들 연봉을 주기 위해 다른 선수들 연봉을 줄이는 짓은 더 이상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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