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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한화vs기아, 박찬호와 윤석민 맞대결로 기아 문제는 더욱 명확해졌다

by 스포토리 2012.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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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를 끊어야만 하는 한화와 상위권 도약을 위해 최하위 한화를 잡아야 하는 기아의 주중 3연전은 두 팀 모두에게 중요했습니다. 이 중요한 경기에서 올 시즌 최고의 매치업이라 불리는 박찬호와 윤석민 카드는 주중 첫 매진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기아, 마운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반전도 노릴 수 없다

 

 

 

 

윤석민과 박찬호가 경기에 나섰는데 16:8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은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4시간이 훌쩍 넘는 경기 시간이 이야기를 해주듯 지루하게 이어진 경기는 한화에게는 반가운 승리였지만 경기 자체가 최악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커져가기만 합니다.

 

기아로서는 지난 주말 휴식이 도움이 안 된듯 합니다. 기아 자체로서는 4월 경기가 취소되면 될 수록 웃을 수밖에 없는 것은 4월 4할 승부만 해도 성공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시즌 초반 위기는 크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초반 부진은 오히려 긴 리그로 봤을 때 독보다는 득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성급한 팬들은 이미 기아와 감독에 대한 비난을 앞세우기도 합니다. 기아 부진의 모든 원인을 플레잉 코치로 선수들을 이끄는 큰 형이 되기를 바라는 구단의 요구를 버리고, 은퇴를 선언한 이종범의 부재가 모든 부진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박찬호와 윤석민의 대결에서 긴장하고 힘들어할 대상은 박찬호였습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선 윤석민은 기존에 보여주었던 그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경기와 달리 볼이 높게 형성되며 한화 타자들을 제압하지는 못했습니다. 윤석민은 5이닝 동안 90개의 투구로 7안타, 2사사구, 8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팀 에이스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기아로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절대 존재인 윤석민이 이렇게 무너지면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이 명확하게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윤석민이 홈런을 포함해 5실점을 하고 난 후 등장한 투수들은 기아의 문제가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난 모습이었습니다. 8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선 경기에서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준 것은 새롭게 1군에 진입한 손영민과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선 유동훈만이 제 몫을 해주었을 뿐 다른 선수들의 모습은 경악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선 감독이 주목하고 장기적으로 기아의 핵심 투수가 될 재목인 박지훈의 투구도 아쉽기만 했습니다. 팀 에이스가 5이닝 동안 5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5회 5-5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6회 다시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 이들이 많았을 듯합니다. 하지만 선 감독은 과감하게 윤석민을 내리고 박지훈을 올렸습니다. 적극적인 승부로 경기를 이끌어 가기를 원했던 감독의 마음과는 달리,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1안타, 1볼넷으로 곧바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는 점에서 기아가 갈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 했습니다.

 

기아는 시작과 함께 한화의 실책과 함께 손쉽게 득점을 하며 분위기를 만들어가며 최약체인 한화를 잡고 분위기 반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3이닝 동안 54개의 공을 던질 만큼 윤석민의 투구는 문제가 심했고 4회 장성호의 유격수 강습 안타는 재앙의 시작이었습니다.

 

밋밋한 체인지업은 강한 타구를 만들었고 김선빈이 쉽게 잡을 수 없었던 것은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김태균의 안타와 김경언의 투수 앞 보내기 번트는 아쉬움이었습니다. 3루 승부도 가능한 상황에서 안전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이대수에게 싹쓸이 우중간 3루타를 내주면 단숨에 역전을 허용하는 장면은 아쉬웠습니다.

 

4회 만루 상황을 만들고서도 동점을 만들지 못한 기아의 모습은 아쉬움을 만들며 같은 만루 상황에서 전혀 다른 결과는 오늘 경기의 명확한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득점 기회에 득점을 하지 못하자 5회 장성호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높은 슬라이더는 노리고 있던 장성호에게는 너무 쉬운 공이었고 장외 홈런으로 이어지는 모습은 기아 팬들로서는 슬픈 현실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기아 공격의 아쉬움은 5회 공격에서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박찬호를 상대로 안타와 볼넷을 얻어내며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고 송신영을 맞아 만루 찬스까지 만들어내고도 동점에 머물렀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진루타가 절실했던 김원섭의 엉성한 타격은 기아 공격의 현실처럼 우울했고 실책까지 겹친 한화의 수비에서도 동점에서 그친 기아의 모습은 강한 기아를 바라는 팬들에게는 아쉬움이었습니다.

 

한화는 박찬호가 승리 투수가 될 수도 있었던 5회 두 선수를 내보내자 거침없이 마운드에 내리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동점인 상황에서 6회 1사 1, 3루 상황에서 강한 대타인 연경흠을 준비하자 기아는 곧바로 진해수를 내세웠고, 다시 이양기로 바꾼 한화의 선택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고 승리를 결정짓는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팀의 핵심 선수인 최진행을 2군으로 내려보내며 반전을 꾀한 한화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고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연패를 끊고 승리를 가져가려는 한대화 감독의 강수는 7회 마무리인 바티스타를 올릴 정도로 절박했습니다. 그런 절박함을 선수들 역시 잘 알고 있었기에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동안 침묵하던 타선이 대폭발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되었습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박경태는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4안타, 1볼넷을 내주며 5실점을 하는 모습에서 그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할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투수 중 하나였던 박경태가 선발이나 불펜 그 어느 곳에서도 쓸모없는 투수로 전락했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최악의 시즌을 맞이하며 꼴찌를 달리는 한화를 대상으로 16실점이나 한 기아의 마운드는 처참할 정도였습니다.

 

5월 초까지 부상에서 핵심 투수들이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과연 이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분명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의 중심에 누가 설 수 있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윤석민마저 흔들린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타선이 11안타, 8득점이라면 한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마운드가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가느냐가 관건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등판 전 볼펜 피칭에서는 무적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실전에서 한없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선수들 스스로 긴장감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프로인 이상 스스로 한계와 문제를 넘어서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기아 마운드의 문제는 좀 더 편안하게 경기를 즐기는 담대함이 절실해 보였습니다. 

 

선 감독도 불펜 투수들은 심장이 강한 선수가 필요하다고 밝히듯 과감한 승부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기아의 반전은 힘겨울 듯합니다. 삼성은 절대 무적이라 불리던 오승환이 무참하게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2012 시즌 절대 강자는 사라지고 비슷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흥미로운 경기들이 펼쳐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기아나 삼성이 시즌 마지막까지 이 순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 이들은 적을 것입니다. 

 

어느 시점이든 강팀은 그 강팀다운 경기력으로 대 반격은 시작될 것입니다. 기아의 4월은 이미 힘겨울 수밖에 없음을 예고했던 만큼 이 시련은 장기 레이스에 큰 보약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 시련은 곧 성장을 위한 중요한 자양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난 시즌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난 시즌 완벽했던 전반과 달리 몰락한 후반의 징크스는 2012 시즌 전반의 부진과 후반의 대반격을 통한 우승 도전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른 실망은 금물일 것입니다. 확실하게 깨진 기아는 이제 일어서는 일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좀 더 편안하게 반격을 노릴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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