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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두산, 슬라이더 실종된 윤석민 끈기의 곰에게 잡히고 말았다

by 스포토리 201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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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강했고 기아는 약했다. 승패를 떠나 과정에서 보여준 결과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기회를 잡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점수로 이어갔던 두산은 결국 역전 승리를 했습니다. 좋은 기회들을 모두 날려버린 기아는 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더욱 팀의 에이스인 윤석민이 등판한 경기에서 졌다는 것은 단순히 1패 이상의 충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두산과의 일요일 경기는 아쉽습니다. 

 

윤석민 실종된 슬라이더를 되찾지 않으면 다음 등판도 힘들다

 

 

 

 

 

경기는 기아의 승리로 끝날 것이란 기대가 컸습니다. 기아의 에이스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에이스인 윤석민이 출전하는 경기인데 최소 점수만 뽑아도 승리는 당연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상대인 두산의 투수가 김승회라는 점에서 경기의 승패는 시작 전 이미 결정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김승회가 아닌 윤석민이 먼저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두산 김승회가 대한민국 에이스라 불리는 윤석민을 이겼습니다. 팀의 승패는 두 선수가 내려간 이후 결정 났지만 천하의 윤석민을 강판시킨 김승회의 호투가 결국 두산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의 호투는 대단했습니다. 

김승회는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져 5안타, 3사사구, 4삼진, 3실점을 하며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습니다. 윤석민은 5와 2/3이닝 동안 94개의 투구로 6안타, 1사사구, 1삼진, 2실점을 했습니다. 윤석민이 전체적인 기록에서 조금 좋아 보이지만, 불안한 불펜의 상황을 생각하면 그는 좀 더 오랜 이닝 마운드를 지켜야만 했습니다. 그런 부담이 결국 윤석민의 투구 패턴이 바뀌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연속된 부진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답답했던 것은 그의 장기이자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실종되었다는 점입니다. 날카롭고 빠른 슬라이더는 상대 타자들을 곤혼스럽게 만든다는 점에서 강한 직구와 함께 윤석민을 최고의 투수로 만든 핵심입니다. 하지만 이 핵심 공략구인 슬라이더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못하며 두산 선수들을 압도하지 못했습니다. 초반부터 빠른 투구이닝에 윤석민과 상대한 두산의 작전도 좋았지만 윤석민의 투구 모습에서도 성급함을 엿보게 하며 시작부터 불안했습니다.

 

윤석민에게 찬사를 보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체를 가장 잘 활용하는 완벽한 투구 폼을 가진 투수라는 칭찬들을 합니다. 그만큼 상체와 하체를 이상적으로 이용해 물 흐르듯 공을 던지는 윤석민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몸임에도 그런 강력한 볼을 던질 수 있는 이유로 다가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윤석민의 투구 밸런스는 조금씩 어긋나 있었고 그렇게 무너진 밸런스는 결국 가장 강력한 슬라이더 실종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상체의 힘으로 볼을 던지다 보니 바운드되는 공이 많아졌고, 제구력마저 불안정해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닥터 K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엄청난 삼진을 잡아내던 윤석민이 일요일 경기에서 삼진을 고작 1개만 잡아냈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고전을 했는지 그대로 드러납니다.

 

팀의 에이스로서 연승을 이끌고 연패를 끊어야 하는 부담과 함께 불안한 불펜으로 인해 최대한 오랜 이닝을 책임져야만 하는 윤석민에게 이런 과중된 부담이 문제로 다가온다는 것 역시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팀의 에이스로서 짊어질 수밖에 없는 이 힘겨움은 에이스의 숙명이니 말입니다.

 

두산이 정말 좋아졌다는 것은 선발이 의외로 마운드의 안정을 찾았다는 점과 비록 두목 곰의 부진이 아쉽기는 하지만 다른 곰들의 활약이 고르게 이어지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3-0으로 뒤지던 경기를 5회부터 매 이닝 점수를 뽑아내며 4-3으로 역전시키는 과정에서 그들이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3-0으로 뒤진 상황에서도 팀의 에이스를 6회 마운드에서 내릴 정도로 그들은 강력했습니다. 기회가 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점수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두산 팀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에 반해 기아의 공격력은 모래알처럼 흩어진 듯 산발적인 안타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이기지 못한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3-0으로 앞선 상황인 3회 기아는 추가점수를 낼 수도 있었지만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하며 분명한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1, 2, 3번이 연속 안타를 치고 4번 타자는 볼넷을 얻어 나간 상황에서 5번 타자인 나지완이 희생 번트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기아의 한계이자 현실입니다. 이어진 공격에서 차일목이 삼진을 당하고 김선빈이 2루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나며 대량 득점을 올리지 못한 3회가 기아의 한계였습니다.

 

이후 공격에서 최희섭이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고 이후 타선들이 무안타로 허덕이며 더 이상 점수를 얻어내지 못한 것이 기아 패배의 원인이었습니다. 물론 두산의 선발 투수인 김승회가 3회 최악의 상황을 최저 점수로 막아내며 이후 이닝을 완벽하게 자신의 페이스로 몰아가며 윤석민마저 기겁하게 만든 투구를 했다는 점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승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잘 던졌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3회 이후의 투구는 그의 2012 시즌을 밝게 해주었습니다.

 

기아는 전 날 힘겹게 타격 전을 통해 얻은 승리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두산은 홈에서 강적 기아에 맞서 위닝 시리즈로 이어가며 4월 한 달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투타가 의외로 짜임새를 보이며 2012 시즌 강력한 존재로 팬들에게 각인된 두산이 과연 이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중요합니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2012 시즌 절대 강자가 사라진 자리는 그 누구라도 우승 가능성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2012 한국프로야구는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기만 합니다. 최단 시간 100만 돌파가 가능했던 것도 최약체로 분류되던 팀들이 대단한 활약을 하며 판도 예측이 불가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의외의 한 방을 맞은 강팀들이 과연 어떻게 반격을 하게 될지, 시즌 초반 강력하게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린 약체로 분류되었던 팀들이 강팀들의 공습을 어떻게 받아낼지 흥미로운 5월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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