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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한화vs기아, 박찬호와 윤석민의 맞대결도 실책으로 승패가 갈렸다

by 스포토리 2012.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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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와 윤석민이 리턴매치를 하게 된 이번 경기는 승패를 떠나 둘의 맞대결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던 경기였습니다. 벌써 시즌 초반에 두 번의 대결을 펼친 이들은 서로 승패를 논하기 힘든 경기로 마무리되며 세 번째 대결에서 진검 승부를 가릴 수 있을 듯합니다.

 

결정적인 순간 나온 한화의 연이은 실책 자멸로 이어졌다

 

 

 

 

기아는 지난 주 원정에서 1승 5패라는 처참한 결과를 안고 광주로 돌아왔습니다. 주말 경기 스윕을 당한 한화는 분위기가 안 좋은 기아를 상대로 반전을 노리려 했지만 결과는 참혹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터진 실책은 결국 승패를 결정짓는 결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한화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습니다.

 

경기 초반 박찬호와 윤석민의 대결은 그들이 왜 대단한 투수들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박찬호는 지난 경기에서 위기의 한화를 구원해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었습니다. 그에 반해 지난 경기에서 최악의 피칭을 했던 윤석민에게 오늘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팀의 에이스로서 연승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두 투수들에게 닥친 위기는 3회 였습니다. 윤석민은 3회 초 한화의 선두 타자인 정범오에게 안타를 맞고 번트에 이어 강동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오선진을 삼진으로 잡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했지만, 장성호에게 적시타를 맞는 장면은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태균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점 일 것입니다.

 

기아가 실점을 하자마자 반격은 시작되었습니다. 3회 1사 후 이준호가 친 타구를 박찬호가 1루 커버 플레이를 하면서 베이스를 찍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며 분위기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론이겠지만 이 실책은 이후 결정적인 실책의 전조였다는 점에서 기아에게는 행운의 안타였습니다. 기아 역시 이준호가 살아 나가기는 했지만 이용규가 아웃이 되며 득점은 힘들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김선빈이 안타를 치고 김원섭이 볼넷을 얻으며 한화 마운드는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이범호를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실점을 하는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한화의 3회 공격처럼 믿었던 타자인 안치홍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기아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3회 양 팀은 1득점씩 올리기는 했지만 승패를 결정지은 7회까지 추가 점수 없이 박찬호와 윤석민에게 끌려가는 경기를 했습니다. 기아가 4회 공격에서 2사 1, 3루의 기회를 만들고 한화는 6회 만루 상황까지 만들기도 했지만 점수로 이어지지 못하며 1-1의 팽팽한 기운은 후반으로 넘어갔습니다.

 

윤석민이 6이닝 동안 104개의 투구로 3안타, 4사사구, 2삼진, 1실점으로 하고 먼저 내려가며 박찬호와의 맞대결은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의 몫이 되었습니다. 6회 볼넷 두 개에 안타까지 내주며 불안한 피칭을 했던 윤석민을 더 이상 마운드에 올리지 않고 내린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비록 에이스답게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기는 했지만 볼넷이 많았던 윤석민은 투구 수 조절에도 실패하며 위기를 맞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에 대한 미련 없이 곧바로 마운드를 교체한 선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선 감독이 가장 믿고 있는 신인 박지훈이었습니다. 그는 2이닝 동안 37개의 공으로 1안타, 1사사구, 4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첫 승을 올렸습니다.

 

박지훈이 빛난 것은 8회 한화 공격이었습니다. 타순이 3번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행운의 점수로 역전을 한 기아로서는 꼭 막아야만 하는 이닝이었습니다. 박지훈은 한화의 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장성호와 김태균은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분위기를 완벽하게 기아로 가져갔습니다. 비록 최진행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김경언마저 바깥쪽 낮은 변화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오늘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기아가 투구 수가 많았던 윤석민을 이른 시간에 교체한 것과 달리, 한화는 최근 페이스가 좋은 박찬호를 7회 다시 올린 것이 결과적으로 패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7회 선두 타자로 나온 송산과의 대결에서 10구까지 가는 레이스를 펼치며 결국 안타를 내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끈질긴 승부로 그렇지 않아도 한계 투구에 다다른 박찬호를 괴롭혔고 결국 안타로 승부를 끝냈다는 점에서 송산의 대결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준호에게 번트를 지시했고 희생번트로서 가장 모범적인 번트를 했지만, 문제는 한화의 포수인 정범모의 당혹스러운 실책이었습니다. 공을 잡은 후 곧바로 1루로 송구를 하지 못하는 바람에 발이 빠른 이준호가 1루에서 세이프가 되는 과정은 한화로서는 절망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공격도 좋고 수비도 좋았던 정범모가 말도 안 되는 실수를 범하며 분위기는 완전히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정범모로서는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생긴 실책이었지만 연일 결정적인 실수로 경기를 내주던 한화 선수들에게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용규의 보내기 번트를 수비하던 박찬호가 연이어 실수를 하면서 무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말도 안 되는 실책에 허망해 하던 박찬호는 다시 한 번 번트 수비에서 실수를 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기아 쪽으로 기울고 말았습니다. 힘도 빠지고 어처구니없는 실책으로 당혹스럽기도 했던 박찬호의 실책은 김선빈의 적시타로 이어지며 역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박찬호 뒤를 이어 나온 박정진은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물러났고 이범호의 희생 플라이로 4점째를 올린 기아는 승기를 잡았습니다. 한화의 실책들이 연이어 나오며 만들어진 중요한 기회에서 기아가 3점 밖에 올리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더욱 중심 타선에서 밀어내기와 희생 플라이로 2점을 얻는데 그친 것은 기아의 타선이 여전히 문제가 심각함을 드러낸 장면이었습니다.

 

박찬호는 6이닝 동안 106개의 공으로 7안타, 3사사구, 3삼진, 4실점, 2자책으로 호투를 했습니다. 비록 7회 아쉬운 실책이 겹치며 승기를 내주고 말았지만 어려운 팀 사정을 감안해 혼신을 다해 투구를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아는 9회 유동훈이 올라와 안타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큰 위기 없이 마무리하며 4연패 뒤 2연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 승리가 상대 팀의 실책이 빌미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패배가 아닌 승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것은 선수단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다가옵니다. 아직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기아이지만, 선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불펜도 큰 불안 요소 없이 경기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심동섭과 손영민까지 1군에 복귀를 한다면 기아로서는 김상현을 제외한 핵심 전력들이 모두 돌아온다는 점에서 대반격을 할 수 있는 기틀은 다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기아가 최근 최고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넥센이 아닌 한화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을 할 수 있는 틀을 잡기 위해서는 넥센보다는 한화처럼 문제가 많이 드러난 팀이 유리했으니 말입니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마운드와 타선으로 인해 기아의 5월은 절망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해도 좋을 듯합니다. 여전히 악재들이 많고 힘겨운 승부들이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신인들인 박지훈과 이준호가 제 몫을 다해주고 수비에서 실책이 많았던 김선빈이 경기 후 남아 수비 훈련에 매진을 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대반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화와 엘지와의 경기를 통해 기아가 자신감을 회복하고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 올린다면 부상 선수들이 복귀한 힘은 다음 주 경기들에서 드러날 수 있기에 이번 주 경기의 승패는 팀 전체의 반전을 위해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한화와의 경기에서 스윕을 할지, 그리고 넥센과 어려운 승부를 한 엘지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을지가 기아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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