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엘지vs기아, 박지훈의 호투와 최희섭의 홈런 기아의 연승을 이끌었다

by 스포토리 2012. 5. 26.
반응형

한화를 상대로 스윕을 하며 지난 주 원정의 충격에서 벗어난 기아가 완연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넥센을 상대로 1승 2패를 하고 광주로 넘어왔지만 리즈를 앞세워 연승을 이어가고 싶었던 엘지로서는 기아의 살아난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인 경기였습니다.

 

선이 선택한 박지훈의 역투와 최희섭의 두 경기 연속 홈런

 

 

 

 

김진우와 리즈의 선발 맞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2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던 김진우로서는 명예 회복을 해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마무리에서 다시 선발로 보직을 옮긴 리즈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기아와의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도미니카 리그에서 한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아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소사가 지켜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을 듯하고, 같은 팀 주키치가 연패를 끊고 어제 경기에서 6승째를 올렸다는 점도 리즈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이런 부담감을 강력한 자신의 주무기를 앞세워 기아 타자들을 농락한 초반은 완벽한 리즈의 독무대였습니다.

 

158km까지 나온 리즈의 묵직한 직구가 바깥쪽 안쪽 구분하지 않고 낮게 깔리며 아웃 카운트를 잡는 과정은 대단함 그 자체였으니 말입니다. 리즈가 초반 강력함을 드러낸 반면 김진우는 1회 박용택에게 첫 안타를 맞고, 정성훈에게 볼넷을 내보내는 등 힘든 시작을 했습니다. 초반 볼과 스트라이크 비율이 6:4 정도가 될 정도로 제구가 안 되던 김진우는 그럼에도 실점을 하지 않고 초반을 버텨준 것은 중요했습니다. 

 

리즈가 강력한 힘을 앞세워 기아 타선을 제압하는 것과 달리, 매 이닝 불안하게 진행되던 김진우의 피칭은 4회 작은 이병규의 3루 강습 타구를 환상적으로 잡아 아웃시킨 이범호의 호수비에도 불구하고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병규의 안타에 이어 김태군의 적시타가 터지며 1-0으로 앞서가기 시작한 엘지는 5회 공격에서도 1번 타자 양영동이 1사 후 기회를 만들고 박용택의 안타로 득점 기회를 만들며 김진우를 압박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김진우도 대단한 존재라는 사실은 분명한 위기 상황에서 3번 이진영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4번 정성훈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대량 실점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다는 점입니다. 위기 상황에 무너지지 않고 완숙한 대처 능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김진우의 선발 피칭은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진우는 5이닝 동안 86개의 투구로 6안타, 2사사구, 4삼진,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올렸습니다. 아직 이닝 소화 능력이 부족하고 상대를 압도하는 직구의 스피드나 제구력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소 실점을 하며 선발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가 과연 그렇게 오랜 공백을 가진 선수였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김진우의 만개한 피칭은 2013 시즌 화려하게 뿜어져 나올 것이 분명한 것은 1년 동안 착실하게 선발로 출전하며 잃었던 경기 감각과 투수로서의 몸이 완성된다면 제 2의 선동열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신인 시절의 김진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기대는 올 해보다는 내년에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반격에 나선 기아의 5회는 행운과 살아난 응집력의 결과였습니다. 선두 타자로 나선 나지완이 안타를 치고, 폭투로 흐트러진 상황에 2루까지 도루를 감행한 그로 인해 기아의 공격은 시작되었습니다. 발이 느린 나지완이 타격 라인에 떨어진 공에도 과감하게 2루 도루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후속 타자인 송산의 타구에서 병살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나지완의 이 선택은 기아를 승리로 이끌게 했습니다.

 

병살타가 될 수 있는 송산의 타구로 3루까지 진루한 나지완은 이용규의 적시타로 첫 득점에 성공하며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나가면 뛰는 기아는 이용규의 도루로 만들어진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김선빈의 유격수 깊은 안타는 행운과 함께 했습니다. 비록 김선빈의 타구가 무척이나 깊은 타구였지만 오지환이 공을 잡은 순간 김선빈이 1루 베이스에 반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송구를 했다면 아웃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공을 잡고 송구를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바람에 경기는 급격하게 기아의 페이스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최근 경기들이 야수의 실책으로 승패가 갈렸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 역시 비록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오지환이 이 수비가 승패를 갈라놓은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선수에게 그린 라이트를 준 선 감독의 바람처럼 김선빈도 도루를 감행하고 2사 2, 3루 상황에서 김원섭이 역전 적시타를 치며 경기는 2-3 기아의 역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리즈로서는 실점 없이 갈 수도 있었던 5회 나지완을 1루로 내보낸 상황에서 나온 폭투와 오지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엮이며 역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역전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끈 기아는 6회 선두 타자 최희섭이 시원한 솔로 홈런으로 굳히기에 들어갔고, 5회에 이어 2사 후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뽑으며 경기는 2-5까지 벌어지며 기아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선발로 전환해 두 경기 동안 무실점 경기를 하던 리즈에게 기아와의 오늘 경기는 참혹하기만 했습니다.

 

5와 2/3이닝 동안 93개의 투구로 10안타, 무사사구, 4삼진, 5실점으로 시즌 3패째를 당한 리즈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경기였습니다. 팀 수비의 아쉬움과 폭투가 나올 때마다 실점으로 이어진 상황도 리즈로서는 안타까운 순간들이었을 듯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기아가 승리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김진우에 이어 나온 박지훈의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팀이 2-0으로 지던 상황에서 2-3으로 역전을 하고 맞은 6회 엘지의 공격에서 양현종이 안타 하나에 볼넷 2개를 내주며 만루를 만든 상황에 박지훈이 등장해 대타 김태완을 삼진으로 잡는 과정은 압권이었습니다.

 

김진우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첫 타자를 완벽한 제구력으로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1안타, 2볼넷으로 급격하게 무너지며 역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선 감독의 선택은 다른 베테랑 선수가 아닌 올 해 입단한 신인 박지훈이었습니다.

 

기아 불펜의 핵으로 떠오른 박지훈은 좋은 공들과 함께 대담한 승부를 즐길 줄 안다는 점에서 최고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2사이기는 하지만 만루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자신을 목표로 내세운 대타 김태완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었고, 기아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박지훈은 2와 1/3이닝 동안 7 타자를 상대로 27개 투구로 3삼진,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첫 홀드를 기록하며 기아의 승리를 도왔습니다. 박지훈이 만약 무너지며 동점 혹은 역전을 당했다면 기아의 상승세는 꺾이고 다시 연패의 그늘로 들어설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6회 2사 만루 상황에 등판한 박지훈의 존재감은 최강이었습니다.

 

중요한 상황에 터진 최희섭의 홈런과 역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실점 없이 마무리한 박지훈의 호투로 인해 기아는 4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끌어 갔습니다. 테이블 세터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중심 타선에서 응집력이 살아나며 강력한 타선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기아의 반격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아쉽게도 포수 포지션과 안치홍의 잔부상으로 정상적인 타격 페이스를 찾지 못한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투타가 균형을 잡고 안정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아의 대반격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와 적응을 마쳐가고 있는 상황에 팀 성적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큰 부담없이 적응을 마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시점을 앞당기고 이는 곧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재 기아는 호재만 넘쳐나는 시기입니다.

 

새로 영입된 소사가 과연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느냐 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토요일 엘지와의 경기 승패는 기아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를 가늠 하는 열쇠가 될 듯합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