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5. 09:05

두산vs기아, 윤석민의 완벽투와 이용규 결승타 승리를 이끌었다

7연승에서 멈추고 자칫 연패로 빠질 수도 있었던 기아는 에이스 윤석민의 환상투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연승보다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연패라는 점에서 기아의 오늘 승리는 중요했습니다. 김선우와 윤석민 두 토종 에이스들의 맞대결은 투수전이 주는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김선우와 윤석민의 맞대결, 에이스 본색이 흥미로웠다

 

 

 

 

지난 다승 1, 2위를 차지했던 윤석민과 김선우의 대결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비록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지난 해 같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두 선수였지만, 최근 투구감각을 되찾으며 명불허전의 승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의 승패를 가른 것은 8회 나온 실책이 빌미가 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벌인 투수전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에이스들이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타선들 역시 조심스럽고 신중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에이스가 무너지면 전체적인 균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에이스가 승리를 따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는 타자들이 나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두 투수들의 투구를 넘어서기는 힘들었습니다. 

 

시작과 함께 이종욱이 행운이 깃든 안타로 살아나가, 어렵게 3루까지 진루했지만 4번 타자 최준석이 득점타를 치지 못하고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는 상황은 아쉬웠습니다. 윤석민이 등판한 경기에서 주자를 3루까지 내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중심 타자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것은 두산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선우는 지난 경기에서도 그랬지만 땅볼 유도를 하며 기아 타자들을 가볍게 처리해나갔습니다. 3회 중전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 타자들을 모두 내야 땅볼과 파울 플라이로 잡아낼 정도로 김선우의 투구 내용은 좋았습니다. 두산이 1회 아쉬웠다면 기아에는 3회가 아쉬운 이닝이었습니다.

 

1사후 차일목이 오늘 경기 첫 안타를 치고, 이준호가 2루 강습 안타로 1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지만 믿었던 이용규가 투수 땅볼로 물러나고, 김선빈마자 2루 땅볼로 이닝을 마감하는 과정은 아쉬웠습니다. 충분히 진루타와 득점타를 칠 수 있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김선우의 오늘 투구는 그만큼 뛰어났다는 의미도 되니 말입니다.

 

초반 기회들을 놓친 양 팀은 이후 완전히 선발 투수들에게 이끌리는 경기를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김선우는 땅볼 유도를 통한 맞춰 잡는 피칭으로 기아 타선을 틀어막았고, 윤석민 역시 지난 경기보다 스피드는 다소 떨어졌지만 좋은 제구력으로 두산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막아냈습니다. 

 

오늘 경기의 분수령은 8회였습니다. 두 팀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기회를 살린 팀이 결국 오늘 경기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8회 시작과 함께 두산의 선두 타자 양의지는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이어 이원석마저 우전 안타를 치며 단숨에 무사 1, 3루를 만든 두산은 당연하게 선취점을 얻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타자는 고영민이었습니다. 그가 어떤 타구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흐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윤석민이나 고영민 모두에게 이 승부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더욱 전날 경기에서 경기를 역전시키는 적시타를 때렸던 고영민이 이틀 연속 결승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는 점은 중요했습니다. 

 

7회까지 완벽하게 두산 타자들을 묶어놨던 윤석민이 8회 들어오자마자 연속 안타를 맞고 위기에 처했고, 다음 타자가 고영민이라는 사실은 부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에이스는 에이스였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어떤 투구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윤석민인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해 타자들을 상대했습니다. 중요한 승부처였던 고영민과의 승부에서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낸 것은 중요했습니다.

 

내야 깊은 타구만 때려도 득점이 되는 상황에서 삼진을 제외하고는 가장 완벽한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으니 말입니다. 고영민이 허무한 내야 플라이로 물러나자 두산은 김재호에게 스퀴즈 사인을 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윤석민이 대단하게 다가온 것은 가장 강한 공으로 번트 대비를 했다는 점입니다. 절대 점수를 내줘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비를 하기 위해서는 쉽게 번트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인데, 바깥쪽으로 빠진 강력한 공으로 김재호의 스퀴즈를 무산시킨 것이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스퀴즈가 무산되자 강공으로 전환했지만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고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로 실점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비록 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두 타자를 상대로 집중력 높은 승부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윤석민은 진정한 에이스였습니다.

 

완벽한 실점 위기를 막아내자 기아는 8회 기회를 잡았습니다. 선두 타자 조영훈의 2루 땅볼을 고영민이 실책을 하며 불안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8회 공격에서 아쉬운 타격을 했던 고영민은 발 빠른 왼손 타자를 잡기 위해 서두르다 실책을 범했고 이런 아쉬움은 이용규의 적시타로 조영훈이 홈으로 들어오며 뼈저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실책으로 나간 선수가 결승점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고영민으로서는 한 번의 실책이 경기 승패를 갈라버린 이유가 되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런 실책에 이어 차분하게 김선우의 회심의 피칭을 완벽한 타이밍에 안타로 만들어낸 이용규 역시 대단했습니다. 몸 쪽으로 흘러 떨어지는 공을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 쳐내는 능력은 이용규이기에 가능한 타격이었습니다.

 

어렵게 점수를 낸 기아는 9회 최향남을 마운드에 올렸고, 노장 최향남은 감독의 기대에 걸 맞는 피칭으로 가볍게 삼자 범퇴시키며 올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최향남은 올 시즌 7게임에 나와 7이닝 동안 5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삼진 7개를 기록하며 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2세이브를 올리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려주었습니다. 뒤늦게 합류했지만 41살의 노장 투수가 왜 마운드에 설 수밖에 없었는지를 경기력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두산 김선우의 피칭 역시 대단했습니다. 8이닝 완투를 하며 109개의 투구로 5안타, 3삼진, 1실점, 무자책을 기록한 김선우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습니다. 무사사구, 무자책 완투 경기를 했는데도 승리를 얻지 못한 것은 김선우의 잘못은 아니니 말입니다. 

 

1군 복귀 후 2연승을 올린 윤석민은 8이닝 동안 100개의 공으로 4안타, 무사사구, 2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을 올렸습니다. 지난 경기 5회 투구를 한 것과 달리 오늘 경기는 초반 좋은 제구력으로 투구 수 조절을 잘한 것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투구 수 조절에 실패해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왔던 것과 달리, 상대 타자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에이스 본색을 되찾았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화려한 타격 전이 아니라 지루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었겠지만 투수전 특유의 재미를 만끽하게 했다는 점에서 김선우와 윤석민의 오늘 경기는 흥미로웠습니다. 경기를 2시간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마감할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투수전은 재미있었습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진우를 대신해 목요일 경기에는 소사가 등판합니다. 최근 3연승을 거두며 이닝이터로서 역할도 충분하게 해주는 소사가 과연 두산의 핵심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노경은을 상대로 4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김선우와 윤석민이라는 걸출한 에이스 대결에 이어 좋은 투구를 보여주던 노경은과 소사의 경기 역시 흥미로운 대결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수요일 경기에서 침묵했던 타자들이 연승에서 보여준 타격감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는 경기입니다. 3위 두산과 6위 기아까지 한 경기 반차로 촘촘하게 짜여 져 있는 중위권 싸움은 치열하기만 합니다. 기아가 두산을 잡고 5할을 지키며 목동으로 이동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두산에 상대전적에서 앞선 기아를 잡고 잠실로 향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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