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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SK-소사마저 무너진 기아, 김선빈의 원맨쇼에도 4연패에 빠졌다

by 스포토리 2012.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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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이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기아는 투타가 완벽하게 무너지며, 두 경기 연속 대량 실점과 부실한 공격을 보이며 5연승 뒤 4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선발 투수들의 완벽한 피칭을 해주며 어렵게 승리를 이끌던 기아는 선발 투수들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며 그런 승리 방정식마저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가 없는 기아, 긴 연패의 시작이지도 모른다

 

 

 

 

 

 

소사와 부시의 맞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원정 경기에서 최악의 피칭을 하는 부시가 홈에만 돌아오면 짠물 피칭을 선보이고는 했습니다. 기아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소사는 연패에 빠진 기아를 살릴 구세주로 마운드에 올라섰습니다. 

 

경기는 초반 양 팀 선발 투수들의 멋진 투구가 이어지며 투수전으로 이어졌습니다. SK는 기아보다 팀타율이 더 낮을 정도로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진 팀입니다. 그들이 시즌 4위까지 떨어진 이유 역시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격 때문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의 맞붙는 일정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전날 부산에서 긴 혈투를 벌여야 했고, 새벽이 되어서야 인천에 도착했던 SK로서는 주말 3연전의 첫 경기인 금요일 경기가 중요했습니다. 

 

어렵게 롯데를 잡고 홈으로 복귀하는 그들로서는 연승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니 말입니다. 이런 간절함은 기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주 5연승을 거두며 좋은 모습을 보이던 기아가, 지난 주말 롯데와의 홈경기와 엘지와의 주중 경기에서 연패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를 제외한 세 경기에서 충분히 이길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기아의 연패는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엘지와의 잠실 경기에서 선발이 일찍 무너지고 불펜마저 엉망이 되어 대량 실점을 했던 기아는 소사를 앞세워 부진을 만회하고 연패를 끊고자 하는 욕심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야구가 마음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경기를 통해 기아 선수들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김선빈이 2루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지만 부시의 외각으로 빠지는 볼과 스트라이크 존에서 살짝 높은 공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기아 타선들은 이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충분히 공략 가능한 부시였지만 김선빈을 제외하고 8회까지 무안타로 침묵한 기아 타선은 최악이었습니다. 

 

기아의 핵심 타선에 배치된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황에서, 새로운 중심 타선을 구축한 안치홍, 나지완, 조영훈 조합은 많이 부족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상대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 없다는 점에서 기아 공략은 상대적으로 쉬울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부시가 제구력을 앞세워 기아 타선을 농락하는 상황과 달리, 소사는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통해 SK 타선을 제압해 갔습니다. 간간이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효과적인 투구로 실점 없이 이닝을 이어가던 소사는 6회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호투를 해도 득점을 뽑아주지 못하는 팀 타선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소사는 6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선두타자인 임훈과 최정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소사는 박정권에게 선취점이 되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습니다. 1사 2, 3루 상황에서 기아 벤치는 고의 4구를 지시했고 이는 곧 몰락의 시작이었습니다.

 

고의 4구가 익숙하지 않았던 소사는 만루 작전에 부담감을 가졌습니다. 옆으로 빼는 공이 불안할 정도로 심적 부담을 느낀 소사는 만루 상황에서 조인성과 승부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추가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 놓은 만루 상황에 투수가 무너지며 볼넷을 내주면,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질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6회 3실점을 한 소사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인 김강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하더니 2실점을 더하고 말았습니다. 소사는 6과 2/3이닝 동안 97개의 투구로 8안타, 4사사구, 2삼진, 5실점을 하며 시즌 6패째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안타와 볼넷과 달리 삼진이 적었던 오늘 경기는 아쉬웠습니다. 6회 만루 작전이 오히려 소사를 흔들리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경기의 분수령은 정근우의 고의 4구와 조인성의 밀어내기 볼넷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최악의 피칭을 하던 한기주를 2군으로 보내고 새로 올린 박지훈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효과적인 투구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최윤석에게 시즌 첫 홈런을 내주는 등 상대를 제압하는 투구를 보이지 못한 박지훈이 전반기처럼 기아 불펜의 수호신이 되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김선빈의 1회 안타를 제외하고 8회가 끝날 때까지 부시에게 완벽하게 당한 기아 타선은 힘이 빠진 9회 겨우 반격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부시로서는 한국에서 첫 완투승을 거둘 수 있는 기회였지만 이미 한계 투구수에 다다른 그로서는 9회는 너무 힘든 이닝이었습니다. 9회 시작과 함께 홍재호에게 안타를 맞은 부시는 1회 멋진 2루타를 날렸던 김선빈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만수 감독과 부시의 모습은 훈훈하게 다가왔습니다. 9회 들어서자마자 홍재호에게 안타를 맞으며 흔들리자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 의사를 묻던 이만수는 부시가 더 던지겠다는 말을 하지 두말없이 벤치로 돌아왔습니다. 부시에게 강한 믿음을 보여준 것이지요. 이후 홈런으로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리라 생각한 이만수는 마운드에 올라 부시와 환하게 웃으며 투구 교체를 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9회 터지기 시작한 기아 타선은 김선빈의 투런 홈런으로 완봉패를 면하더니 안치홍의 안타와 나지완의 볼넷으로 1사 1, 2루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7-2이기는 하지만 주자가 모이는 상황에서 안타 한 방이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기아가 아닌 SK를 선택했습니다. 

 

조영훈의 잘 맞은 타구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아의 공격은 한풀 꺾이고 말았습니다. 홈런 가능성도 엿보였지만 펜스 앞에서 잡혀버린 이 타구. 기아가 승리를 하게 되었다면 이 타구가 빠져 2타점을 올리거나 홈런이 되었어야만 했습니다.  

 

기아는 4안타 빈공에 허덕이며 4연패에 빠졌습니다. 중심타선의 부재가 만든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기아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선발이 최선을 다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부실한 불펜을 생각해보면 기아 타선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답답합니다.

 

기아 타선에서 오늘 제몫을 해준 것은 2안타에 홈런까지 기록한 김선빈이 유일했습니다. 4안타 중 김선빈이 2개를 치고, 최근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안치홍과 교체 선수로 나선 홍재호가 전부라는 점에서 기아의 문제는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해결사가 부재한 상황에서 김원섭은 다시 긴 침묵 속에 빠졌고, 나지완이 4번 타자로서 중책에 힘겨워 하는 상황은 기아의 부진과 연패가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대를 제압하거나 두려움을 줄 수 있는 타순이 갖춰지지 않은 기아로서는 그만큼 상대 투수를 압박할 카드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야구에서 가장 경계해야만 하는 것은 연패입니다. 연승이 기분 상승에 제격이기는 하지만 연승보다 연패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곧 강팀이 되는 길이지만, 기아는 달랐습니다. 올 시즌 기아는 연승과 연패를 오가며 도깨비 팀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올 시즌 끝나고 대대적인 선수 개편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과연 기아의 이 처참한 난국을 타파하고 연패를 끊어줄 구세주가 누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앤서니가 어떤 피칭을 해줄 지와 공격에서 누가 해결사 노릇을 하며 4연패에 빠진 기아를 구원할지 토요일 경기는 기아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경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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