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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수비 살아나니 마무리가 불쇼, 절망적인 4연패 4강도 멀어졌다

by 스포토리 201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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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몰락이 이렇게 처참하게 진행될 것이라고는 시즌 시작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불안 요소들이 존재하고 있기는 했지만 4강이 힘겨울 것이라 여기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중요했던 지난 주 7연전에서 2승 5패로 무너진 기아는 4강권이 유력한 팀들과의 이번 주 경기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승수를 좁히거나 멀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경기들이었으니 말입니다.

 

서재응의 호투를 민망하게 만든 최향남의 9회 초 불쇼

 

 

 

 

 

굴욕 패를 당하고 광주로 온 롯데에게도 이번 3연전은 중요했습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좋은 승률을 기록해야만 했으니 말입니다. 롯데보다 기아에게는 더욱 간절한 이유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4강팀들과 맞대결에서 승차를 줄이지 못하면 결코 4강에 올라설 수 없다는 점에서 진검 승부에서 승리는 그 어떤 경기보다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고원준과 서재응의 선발 맞대결에서 주목을 받았던 존재는 역시 서재응이었습니다.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리 승수를 쌓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 승리가 중요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 꿈에도 그리던 10승 투수의 반열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퀄리티 스타트를 해도 빈약한 기아 타선으로 인해 좀처럼 승수 쌓기가 힘들었던 서재응에게 오늘 경기는 악몽이었습니다. 기아에 강했던 롯데 타선을 상대로 조금 고전을 하기는 했지만 능숙한 투구로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기아에게 큰 힘이 되주었다는 점에서 서재응의 호투는 값졌습니다.

 

서재응의 위기는 1회였습니다. 선두 타자인 전준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박준서가 번트 실패로 위기를 넘어서는 듯했습니다. 문제는 손아섭의 타석에서 나왔습니다. 투수 옆을 빠져나가 2루 베이스 옆으로 스치는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김선빈이 몸을 날려 힘겹게 잡아내고 베이스 커버에 들어오는 안치홍에게 토스해서 더블을 노리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비록 병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안타성 타구를 잡아 2루 선행 주자를 잡아낸 김선빈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의외로 1회 무너질 수도 있었던 서재응을 잡아주었으니 말입니다.

 

2회에도 1사 후 박종윤과 조성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서재응은 후속 타자들은 황재균을 우익수 플라이로, 김문호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좋은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4회에도 선두 타자인 강민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조성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빠졌지만 황재균과 김문호를 상대로 2회와 같이 외야 플라이와 삼진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4회까지 매 회 안타를 내주고 위기에 처했던 서재응은 하지만 이후 이닝을 삼자범퇴를 잡아내며 기아에게 귀중한 승리를 전해주는 듯했습니다. 고원준을 상대로 고전을 하던 기아 타선이 선취점을 뽑아주며 서재응의 승리 가능성은 그만큼 커졌기 때문입니다.

 

4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선빈이 오늘 경기에서 기아 타자로서는 첫 안타를 치면서 기아의 공격은 시작되었습니다. 안타를 치고 나간 김선빈은 도루에 성공하고 안치홍이 안정적인 번트로 1사 3루 상황에서 나지완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는데 성공했습니다. 1사 2루 상황에서 조영훈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박기남이 볼넷을 얻어 2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김상훈이 어렵게 유격수 안타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2사 상황에서 평범한 유격수 땅볼에 나지완이 전력질주를 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나지완의 과도한 의욕이 결과적으로 3루에서 아웃이 되는 상황으로 이어졌으니 말입니다. 2루에서 아웃 당할 것으로 보였던 주자가 살고, 이닝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홈까지 달리려던 나지완이 상황에 주춤하는 사이 3루 송구로 아웃이 되는 상황은 누구를 탓할 수 없는 기아의 아쉬운 운명이었습니다.

 

기아는 5회에도 선두 타자인 김주형이 안타를 치고 나가고 1사 후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김선빈이 3루 땅볼, 안치홍이 3루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점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상황이 아쉬웠던 것은 추가점을 뽑았다면 기아가 역전을 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했었기 때문입니다. 기아의 타선이 4, 5회 집중되며 대량 득점도 가능했지만, 단 1득점에 그쳤다는 것 역시 현재의 기아 전력이 얼마나 나쁜지를 보여주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기아의 선발 투수였던 서재응은 7이닝 동안 82개의 투구로 5안타, 3사사구, 3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해주었습니다. 선발 투수임을 감안하면 한 이닝 정도 더 던져주기를 바랄 수도 있었지만 급격한 체력 저하로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투수 로테이션은 정상적으로 이어졌다고 보였습니다.

 

롯데의 선발 투수인 고원준은 4와 1/3이닝 동안 83개의 공으로 5안타, 2사사구, 4삼진, 1실점으로 물러나야 했습니다. 초반 3이닝은 완벽했지만 4회 위기와 함께 5회에도 불안한 투구를 해주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롯데의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할 수도 있는 고원준이라는 점에서 올 시즌 3승에 불과한 경기력은 아쉬우니 말입니다.

 

롯데가 오늘 경기에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었는지는 후속 투수들을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후속 투수들이 정대현을 시작으로 강영식과 최대성, 그리고 마무리 김사율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였다는 점에서 롯데의 간절함은 대단했습니다.

 

운명은 9회 마지막 이닝에서 결정되었습니다. 기아는 홍성님과 진해수 등에게 8회를 맡기며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9회 마무리를 하기 위해 올라온 최향남만 정상적인 투구를 해주면 기아는 지독한 3연패를 끊고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9회 첫 타자인 홍성훈을 2루 플라이로 처리하며 손쉽게 시작한 최향남은 강민호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박종윤의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깔끔한 마무리가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조성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풀 카운트 승부에서 연속으로 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는 상황은 기아에게 악몽이었습니다.

 

황재균과 풀 카운트 승부를 벌이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최향남은 동점타를 맞고, 대타로 나선 황성용에게도 역전타를 맞으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믿고 올렸던 마무리 투수가 투아웃을 잡은 상황에서 연속 3안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하는 상황에서는 달리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허무하게 3실점을 하며 역전을 당한 기아의 9회 말 반격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선두 타자로 나선 대타 최훈락이 안타를 치며 분위기 조성에 성공했지만, 믿었던 차일목의 타구가 3루로 향하고 이 타구는 병살로 이어지며 희망은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병살타구가 더욱 아쉬운 이유는 후속 타자들인 박기남과 김상훈이 연속 안타를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역전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김주형이 만약 미친 듯 큰 거 한 방만 때려주었다면 기아의 기적같은 4강 도전은 장미 빛으로 빛날 뻔 했습니다. 하지만 루킹 삼진을 당하며 허무한 경기는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서재응의 시즌 10승 도전도 멀어져가고, 기아의 4강 가능성도 점점 희미해지게 만든 롯데와의 광주 경기는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목요일 경기가 비로 순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요일 더블헤더로 경기가 치러지면 기아로서는 더욱 힘겨운 레이스를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잠실에서 절망적인 실책으로 자멸했던 기아는 홈경기에서 안정적인 수비로 다시 돌아온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타선과 다시 불쇼를 보인 마무리로 인해 중요했던 롯데와의 경기에서 모두를 힘 빠지게 만드는 9회 역전패를 당했다는 사실은 참혹하게 다가옵니다.

 

2연패를 당한 삼성과 기아에게 어렵게 역전승을 거둔 롯데의 승차는 3게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롯데와 삼성의 주말 3연전에서 1위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 야구팬들을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욱 치열해진 4강 내 순위 싸움과 달리, 점점 멀어지는 기아의 4강행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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