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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SK에 12-5 역전패, 7회 2사 후 안치홍의 실책이 승패를 갈랐다

by 스포토리 201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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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더블헤더를 치르며 11시가 넘어 경기를 마친 기아. 인천 경기를 위해 이동한 그들이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였고, 공교롭게도 주말 경기가 5시에 개최되면서 기아 선수들에게는 절대적으로 휴식이 부족했습니다. 시작을 하기도 전부터 SK의 우세가 점쳐진 경기였지만, 기아의 힘도 대단했습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는 기아, 최선을 다한 패배는 부끄럽지 않다

 

 

 

 

 

전날 롯데와의 경기에서 3시부터 저녁 11시가 넘는 시간까지 두 팀은 혈전을 벌였습니다. 밀려서는 안 되는 양 팀의 대결은 결국 마운드에 올릴 수 있는 모든 선수들을 총동원했습니다. 하루에 두 경기를 소화하면서 그것도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연장 접전까지 벌여야만 했던 기아로서는 SK와의 대결은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SK가 편하게 경기를 주도하며 승리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습니다. 더욱 SK의 홈구장에 100만 관중이 운집한 기념비적인 날이라는 점에서도 홈팀의 압승이 예측된 경기에서 초반 분위기는 의외로 다가왔습니다.

소사와 채병용의 선발 맞대결은 자연스럽게 투수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SK의 타선이 그렇게 강하지 않고, 기아 역시 전날 녹초가 되도록 경기를 하고 장거리 이동을 한 만큼 채병용을 상대로 점수를 뽑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측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모두 큰 오산이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1사 후 김선빈과 김원섭이 연속 안타를 치고, 나지완이 볼넷을 얻어 나가며 시작부터 1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 SK를 압박하는 기아의 모습은 어제 맹타를 터트리던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물론 후속타자들이 만루 상황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1회 만루 위기를 넘긴 SK는 기아의 공격과 유사하게 1사 후 조동화의 안타에 이어 최정이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순탄한 시작을 보였습니다. 선취점을 내준 기아는 하지만 2회 곧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선두 타자 김상훈이 안타를 치고, 최훈락의 2루타로 무사, 2,3루 상황에서 김주형이 희생플라이를 쳐내며 간단하게 동점을 만들어냈습니다. 곧이어 이용규의 적시타가 터지며 2-1 역전을 한 기아는 이후 플레이가 아쉬웠습니다.

 

이용규와 김선빈이 연속 안타를 쳤지만 모두 도루사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득점은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인성의 2루 송구가 완벽했다는 점에서 이용규와 김선빈의 도루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채병용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고,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면, 도루보다는 채병용을 흔드는 주루 플레이로 공격에 좀 더 집중하도록 했다면 추가 득점도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아쉬웠습니다.

 

휴식이 많아 투수 운용에 여유가 있던 SK는 선발 채병용을 3회가 끝난 후 박정배로 교체했습니다. 채병용은 3이닝 동안 52개의 투구로 7안타, 1사사구, 2실점을 했습니다. 3이닝 동안 7개의 안타가 말해주듯 오늘 경기에서 기아 타선을 막아내기에 채병용은 분명한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선발이 일찍 물러나면 롱 릴리프를 담당하는 선수의 몫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박정배의 투구는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2-1이라는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기아는 5회 선두 타자인 김선빈과 김원섭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후속 타자인 나지완이 번트를 대며 주자를 2, 3루까지 보내는데 성공했지만 안치홍이 3루 땅볼을 치면서 점수를 얻지 못하는 상황은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5회에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하는 순간 박기남의 짜릿한 3점 홈런은 양 팀의 균형을 완벽하게 기아로 돌려놓았습니다.

 

최근 수비와 공격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기남은 2사 상황에서 박정배의 결정구를 통타해 극적인 3점 홈런을 만들어내며 연장 혈투에 이어 SK와의 문학 경기마저 가져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기아는 거기까지였습니다. 체력이 소진되기 시작하는 후반에 가면서 강력한 SK의 불펜에 밀리고, 지난 경기에서 비를 맞고 공을 던져야만 했던 불펜들은 연이은 대포 허용으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5-1로 앞선 상황에서 6회 소사의 2실점은 아쉬웠습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조동화에게 오늘 세 번째 안타를 내주고,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낸 소사는 박정권에게 뼈아픈 2타점 2루타를 맞고 말았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조동화 공략에 실패하고 결정적인 안타를 맞으며 실점을 허용하는 상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더욱 5-1로 앞선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미 불펜 투수들이 모두 소진된 기아로서는 소사가 최대한 오랜 이닝을 소화해줘야만 하는 상황에서 6회 2실점은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소사의 6회 실점은 투수 교체로 이어졌고, 결국 지난 경기의 혈투의 여파는 불펜 투수들의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7회 한승혁이 2사를 잡은 상황에서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상황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경이 최악의 상황은 바로 조동화의 2루 평범한 땅볼을 안치홍이 실책을 하면서부터 였습니다. 쉽게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실책이 나오며 급격하게 흔들린 한승혁은 최정에게도 안타를 맞고 이호준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만들어주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한승혁에게 마운드를 맡길 수 없었던 기아는 박정권을 겨냥해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SK는 전 타석에서 2타점 2루타를 쳤던 박정권을 빼고 이재원을 올리는 강수를 뒀습니다. 제대 후 아직 적응기의 이재원을 대타로 내세운 SK는 결국 그가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무모해 보였던 선택이 좋은 결정이었음을 증명해 냈습니다. 

 

기아로서는 7회 2사 후 평범한 2루 땅볼 실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승리를 가져갈 수도 있었습니다. 비록 불펜들이 더블헤더를 통해 모두 힘든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충분히 가져갈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실책 하나는 결과적으로 5실점으로 이어지게 되고 경기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경기는 기아가 SK에 12-5로 대패를 당하고 말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2위 싸움을 하는 SK를 상대로 5-1로 앞서나가는 경기를 했던 기아는 대단했습니다. 전날 8시간 넘는 혈투를 벌이고, 새벽 4시가 넘어 경기가 열리는 인천에 도착해 오후 5시 경기를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 정도 열정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승리로 이어졌으면 더 좋았겠지만, 차포 다 떼고 경기를 하는 기아가 어제 경기의 맹타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두 자리 숫자 안타를 쳐내는 모습을 보이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음 시즌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 알 수는 없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그들이 대패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남아 기아에 열정적인 응원을 하는 팬들의 모습은 바로 이런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기 위함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4강 싸움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다음 주 두산과의 맞대결과 삼성 경기를 통해 충분히 기아가 기적과도 같은 4강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마지막 한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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