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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김진우의 7년만의 완봉승, 근성의 야구가 반갑다

by 스포토리 201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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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가 두 경기 연속 완투에 이어, 7년 만의 완봉승 경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완투 완봉으로 끝내며 6년 만의 두 자리 승수까지 따낸 김진우는 대단했습니다. 그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강한 근성의 야구를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근성의 야구가 살아난 기아, 2013 시즌 컬러가 되어야 한다

 

 

 

 

선발 투수 기근에 처한 롯데로서는 힘든 경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상과 집안 문제로 선발 자리에서 떠난 유먼과 이용훈 등이 빠진 상황에서 임시 선발로 나선 이정민으로 기아의 최근 타선을 잡기는 힘들었습니다. 더욱 지난 경기 완벽한 피칭을 하며 후반기 최고의 투수로 자리 잡은 김진우와 맞대결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으니 말입니다.

 

어제 경기에서 서재응이 완봉을 하며 1-0으로 이긴 기아와 달리, 점수도 얻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롯데로서는 모두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4강 매직넘버 1을 남긴 상황에서 김진우라는 존재는 너무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롯데는 1회 시작과 함께 간만에 선두 타자가 된 손아섭이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쉽게 잡아냈습니다. 롯데의 허무한 공격과 달리 기아는 1회부터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발이 문제가 되며 이정민이 긴급 선발로 나섰지만 최근 물 오른 기아의 공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선두 타자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김선빈이 볼넷을 얻으며 기회는 찾아왔습니다. 오늘 경기의 승패를 가른 것은 바로 김원섭의 희생 번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정민이 1루 송구 실책을 하면서 무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준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실책을 하면서 흔들린 이정민은 나지완의 성급한 공격으로 위기를 넘어서는 듯했지만, 안치홍의 중전 안타가 터지며 첫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6타점을 쓸어 담은 김상현이 이정민의 초구를 노려 쳐 2득점 적시타를 때리는 장면은 결정적이었습니다. 이어 황정립마저 적시타를 치며 4-0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자 롯데 벤치는 급하게 마운드를 이정민에서 이경우로 교체해야만 했습니다. 투수 교체를 통해 겨우 1회 기아 공격을 막아냈지만, 2회 기아는 1회와 동일한 방식으로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용규의 안타와 김선빈의 볼넷이 이어진 상황에서 다른 것은 김원섭의 강한 타구가 2루 직선타로 잡혔다는 점일 것입니다. 전 타석에서 허무한 1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던 나지완의 몸에 맞는 볼로 나가며 1회에 이어 2회에도 다시 만루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늘 경기 타선을 이끈 김상현은 고향 군산에서 만루 축포를 터트리며 경기의 승패를 기아로 완전히 돌려놓았습니다.

 

2회 8-0까지 달아난 기아는 3회 1사 후 이용규가 볼넷을 얻어내고 김원섭이 적시타를 치고, 안치홍마저 적시타를 쳐내며 10-0까지 점수를 벌렸습니다. 3회 일방적인 점수 차로 벌어진 경기는 이미 승패가 무의미해졌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완투 경기를 했던 김진우가 이번 경기에서도 완투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완봉을 할 수도 있는지도 궁금한 사안이었습니다. 슬라이더와 낙차 큰 커브에 이어 빠른 몸 쪽 강한 공으로 윽박지르는 상황은 최고였습니다. 192cm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의 위력은 대단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김진우의 호투와 함께 이용규의 강한 근성의 야구는 대단했습니다. 10-0으로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용규의 모습은 경이로웠습니다. 6회 타석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무릎이 맞아 뒹굴 정도로 힘겨워 하던 이용규는 교체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다시 타석에 들어서 끝내 볼넷을 얻어 나가는 과정은 이용규가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맹장 수술을 받고 나서 곧바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했던 그는 기아에게 없었던 진정한 근성 그 자체였습니다. 과거 해태시절 타이거즈를 최고로 이끌었던 근성의 야구를 이용규가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여기에 김진우마저 그 대단한 근성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은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3회까지 폭발적인 안타를 치며 10점을 올렸던 기아는 이후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교체된 투수들을 효과적으로 압박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불안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대량 득점을 한 경기 이후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기아의 타선을 생각해보면 후반에도 좋은 공격으로 점수를 뽑아내는 것은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롯데는 김진우에게 완벽하게 막히며 9회까지 몰렸습니다. 8회까지 완벽하게 막아낸 김진우는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김상호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쉽게 마무리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대타 김문호에게 좌전 2루타를 치고, 이인구가 안타를 치며 2사 1, 3루 상황을 만들며 김진우의 완봉을 무너트리는 듯했습니다. 

 

롯데로서는 9회 득점이 간절했습니다. 득점을 한다면 기아와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았지만, 김진우를 넘어서기는 힘들었습니다. 볼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도 김진우는 피해가지 않고 황성용과 상대하는 모습은 역시 김진우다웠습니다. 피해가는 피칭을 했다면 롯데는 힘겹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김진우가 도망치지 않고 정면 승부로 나서 우익수 플라이로 마무리하는 과정은 압권이었습니다. 

 

황성용의 우익수 타구는 안타 가능성이 높았지만 최훈락이 호수비를 보이며 실점 없이 경기를 마감하게 했다는 사실은 최근 기아의 집중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최근 같은 경기력이라면 기아에게는 분명 희망이 보입니다. 비록 올 시즌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김상현은 자신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그 묵직한 방망이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상현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했다면 기아가 현재보다는 훨씬 높은 순위에 올라 있을 것이란 기대는 자연스러우니 말입니다.  

김진우는 9이닝 동안 119개의 투구로 5안타, 7삼진, 무자책으로 시즌 10승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김진우는 6년 만에 두 자리 승수를 쌓았고, 7년 만에 롯데를 상대로 완봉 경기를 했다는 사실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작년 후반기 마운드에 올랐던 김진우가 올 시즌 이렇게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내년 시즌 그가 더욱 왕성한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최근 7경기에서 기아의 마운드는 63이닝 동안 61이닝을 선발이 책임을 졌다는 사실은 경이롭습니다. 그 일곱 경기에서 여섯 번의 완투와 네 번의 완봉 경기를 했다는 사실은 기아의 선발 마운드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9승을 올린 윤석민이 2일 경기에서 그동안 약했던 롯데를 상대로 10승을 올릴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롯데만 만나면 최악의 모습을 보이는 윤석민이 과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롯데로서는 남은 경기 중 한 경기만 잡으면 4강을 확정합니다. 하지만 기아는 모든 경기를 이기고 롯데가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한다면 기아의 기적과도 같은 4강 진출은 가능해집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기아가 최선을 다한다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은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후반 급격하게 경기력을 높이고 있는 기아가 과연 기적을 연출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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