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에서 경질되었던 김시진 감독이 공석이 된 롯데 신임 감독이 되었습니다. 20년 만에 롯데로 돌아간 김시진은 선수에서 감독이 되어 금의환향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최악의 상황에서도 팀을 이끌며 신인들을 성장시켜왔던 김시진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4강 전력 품은 김시진, 과연 롯데를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김시진 감독의 역량을 믿고 있기 때문에 롯데 신임 감독이 된 그를 응원합니다. 넥센이라는 팀을 맡으면서도 최선을 다한 그의 노력이라면 우승에 한을 품은 롯데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할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1983년 삼성 입단 첫 해 17승을 올리며 에이스로 군림한 김시진은 이후 5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100승 투수가 되었습니다. 선수협 파동으로 최동원이 포함된 4:3 트레이드로 삼성에서 롯데로 건너간 김시진은 하지만, 롯데에서는 크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4년간 13승 24패를 기록하며 쓸쓸하게 1992년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이듬 해인 1993년부터 태평양 돌핀스 투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했습니다.
큰 경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새가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김시진이지만, 코치로서 활동하며 김수경, 임선동, 조용준, 오재영, 박준수, 장원삼 등을 뛰어난 투수로 조련해내며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1998년 김수경, 2002년 조용준, 2003년 이동학, 2004년 오재영 등을 신인상을 받게 만들었던 김시진은 최근까지 넥센을 이끈 감독이었습니다.
비운의 투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김시진은 감독 생활도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엘지로 옮긴 김재박 감독에 이어 현대 유니콘스의 2대 감독이 되었지만, 현대가 야구단을 철수하면서 마지막 감독으로 남겨졌습니다. 2008년 넥센의 새로운 감독이 되어 2012년까지 감독으로 자리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팀 운영을 위해 핵심선수들을 트레이드 시키는 과정에서도 탁월한 선수 발탁으로 신인들을 키워내고 트레이드 선수들을 최고로 만들며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시진이 약체가 아닌 강팀인 롯데의 사령탑이 되었다는 소식은 의외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모습과 롯데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현대 시절 강팀을 이끌기도 했지만, 감독으로서는 잠깐이었습니다. 가난한 넥센을 맡아 핵심 선수들을 팔아 치우는 상황에서도 남은 선수들과 신인들을 조련해낸 그의 능력이라면 롯데를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듯합니다.
문제는 독을 든 성배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롯데를 김시진 감독이 최고로 이끌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롯데가 있는 부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열광적인 팬들이 많은 지역입니다. 그만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강한 팀이기도 합니다. 더욱 롯데라는 구단이 투자에는 약하고 성적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구단이라는 점에서도 김시진 감독이 다시 불행의 아이콘이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을 하게도 합니다.
야구팬들을 의아하게 하는 것은 우승을 시키지 못해 자른 양승호 감독을 대신해 플레이오프 경험이 전무 한 김시진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영입했다는 사실입니다. 우승을 위해서는 우승 청부사가 필요할 텐데 플레이오프를 경험해보지 못한 감독에게 우승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이니 말입니다.
김시진이 롯데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구단 수뇌부의 결단이 좌우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크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동안 전례로 봤을 때 구단주가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경질하는 그들이 김시진 감독이라도 다른 대우를 할 이유가 없으니 말입니다.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는 감독에게 우승을 맡기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김시진 감독의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그가 선수 발굴과 육성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우승을 시킬 수 있느냐는 문제는 별개의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넥센이 김시진 감독을 경질한 이유도 우승권이라 자부했던 팀 전력을 가지고도 4강에 들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롯데에서는 4강은 당연하고, 내심 2013 시즌 우승까지도 요구하는 상황에서 과연 김시진 감독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김시진 감독의 부임으로 FA로 풀리는 선수들이 재계약할 가능성이 높아 졌습니다. 굵직했던 롯데의 FA 선수들이 소속팀과 재계약을 하게 된다면 롯데의 전력의 2012 시즌보다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시진 감독의 용병술이나 포용력, 선수들에 대한 강한 믿음 등은 롯데 선수들에게 편안함과 강한 의지로 다가올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1992년 우승 이후 우승을 하지 못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과거 선수였었던 김시진이 감독으로 부임해 그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NC의 1군 복귀로 그 어느 해보다 더욱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수밖에 없는 2013 한국프로야구에서 우승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김시진 신임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축배로 돌릴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우승 전력을 갖춘 팀을 맡은 김시진 감독이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강한 승부사 기질로 20년 묵은 한을 풀어내는 존재가 될 수 있을지 롯데 팬들은 많이 궁금해 할 것입니다. 선수 시절 큰 경기에서 부진했던 김시진 감독이 가을 야구만 하면 작아지는 거인들을 진정한 거인으로 바꿀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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