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칼럼

두산 행 홍성흔을 끝으로 마무리된 FA시장, 누가 승자인가?

by 스포토리 2012. 11. 20.
반응형

홍성흔을 마지막으로 FA시장은 끝이 났습니다. 신생팀 NC 다이노스까지 가세해 제법 뜨거웠던 FA 시장은 극명한 명암만 남겼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높았던 이번 FA 시장의 최대 수혜자는 기아에 50억 계약을 체결한 김주찬이 되었습니다. 290억이라는 거금을 쥐고도 한 푼도 사용을 하지 않은 한화와 두 명의 FA 선수를 모두 놓친 롯데는 FA 시장의 희생자로 꼽히고 있기도 합니다.

 

FA 시장 선수 보강 없었던 한화와 롯데, 승자인가 패자인가?

 

 

 

 

11명의 선수가 시장에 나와 원 소속팀과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6명이 될 정도로 FA 시장은 큰 울림이 없었습니다. 우선 외부 선수 영입이 필요 없던 삼성은 큰 손이면서도 시장에 관여하지를 않았습니다. 외부 선수를 영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다는 점에서 삼성에게 올 시즌 FA는 큰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시장이었습니다.

 

삼성과 달리, 선수층이 얇은 팀에게는 올 시즌 FA 시장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다른 시장과 달리 큰 대어들이 없기는 했지만, 선수층을 두텁게 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4강권 도약을 노리는 엘지는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하며 FA로 나선 정성훈과 이진영을 붙잡고, 정현욱마저 잡으며 단단한 내실을 다졌습니다. 삼성이라는 인력 풀에서 아쉬움을 주는 정현욱이지만, 불펜이 약한 팀에게는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점에서 그는 중요한 선수였습니다. 엘지에 이어 기아 역시 소속 FA 선수 두 명과 외부 영입 1명을 하며 3개의 FA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FA 선언을 한 3명 중 이현곤을 제외하고, 유동훈과 김원섭을 잡고 올 시즌 FA 시장 최대어로 불렸던 김주찬을 영입하며 두터운 선수층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포지션별 가용인원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를 좁히고, 약한 부분들을 채워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영입이었습니다. 과도하게 불어난 시장 가격으로 말들이 많기는 하지만, 천운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김주찬의 운이 좋았을 뿐이었습니다.

 

넥센과 한화가 이정훈, 마일영과 재계약을 하면서 묶어 놓았지만,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NC는 신인들이 많다는 약점을 채우기 위해 SK의 4번 타자였던 이호준과 과거 타격왕을 차지했던, 기아의 이현곤을 잡으며 나름의 라인업 구축에 공을 들였습니다. 비보호 선수 8명과 FA 2명을 영입하며 스토브리그에 10명의 외부 선수를 영입한 NC로서는 신구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FA 선수였던 홍성흔이 롯데가 아닌, 자신의 친정팀이었던 두산과 4년 31억에 계약을 하며 다시 서울입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산에서 버려져 롯데로 가야만 했던 홍성흔은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고, 리더가 필요한 두산은 다시 그를 불러들였습니다. 김동주가 두목 곰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두산을 이끌 존재감으로 두산의 피가 흐르는 홍성흔을 잡은 것은 당연했습니다.

 

40살까지 선수 생활을 보장하는 4년 계약을 선뜻한 이유도 두산이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팀 전체를 감싸고 이끌어줄 강력한 리더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홍성흔의 영입은 두산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넥센이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트레이드 등을 통해 전력 보강에 나섰다는 점에서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부족해 보였던 이들은 바로 한화와 롯데입니다. 두 팀 모두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기존의 선수와 계약을 하지 못하거나, 외부 선수 영입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기존의 선수들을 키워서 승부를 보겠다는 그들이 과연 말처럼 가능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내년 시즌을 앞두고 코칭스태프가 모두 바뀐 상황에서 FA에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들이 보인 행동들은 의아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롯데가 중요한 2명의 FA 선수를 모두 놓쳤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물론 비보호 선수 영입이 팀 전력 상승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올 시즌에도 선수층이 얇아 아쉬움이 많았던 롯데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김시진 감독이 선수를 키워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팀 우승을 약속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FA 시장의 빈손은 아쉽기만 합니다. 현재의 전력으로도 만들어내지 못한 우승을 두 명의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인 목적으로 선수를 키워내는 야구가 중요하지만 그럴 상황이 안 된다면 외부의 우수한 선수를 영입해서라도 전력을 상승시키는 것이 프로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더욱 새로운 감독을 선임한 상황에서 구단이 취하는 행동으로서는 최악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롯데보다 더욱 답답한 것은 한화였습니다. 그나마 롯데는 4강 전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화는 꼴찌를 했던 팀이라는 점에서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롯데보다 못한 전력을 가진 상황에서 선수층 역시 좁은 한화의 FA시장 모습은 당황스러웠으니 말입니다. 현재의 전력으로 4강을 약속하기 힘든 팀이 FA마저 가격이 너무 높다며 선수 영입을 포기했다는 사실은 당혹스러우니 말입니다. 더욱 신임 감독에게 FA 선수 2명을 영입하겠다고 큰소리쳤던 구단으로서는 황당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외부 영입 없이도 팀을 꾸릴 수 있는 전력이라면 굳이 큰돈을 들여 선수를 영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승한 삼성이나 SK가 FA 자체를 외면한 채 내년 시즌을 준비하듯 팀 전력이 현재로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면 굳이 FA를 통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선수를 영입할 이유는 없으니 말입니다.

 

삼성이나 SK는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구축한 팀입니다. 그런 팀들이 현재의 전력을 더욱 단단히 하고 신인 선수들을 키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하는 것은 가장 긍정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롯데와 한화는 그런 팀 전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2012 시즌 겨울을 달군 FA 시장의 승자는 엘지와 기아로 보입니다. 팀 전력을 그대로 구축하고 외부 선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값진 FA였기 때문입니다. 금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고, 그 선수가 그 가치를 다하느냐의 문제는 지금이 아닌 다음 시즌 스스로 보여주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현재 시점에서 금전적인 문제로 비난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단하게 FA 계약을 한 기아와 엘지가 과연 4강안에 들어서며 자신들의 투자가 옳은 투자였음을 증명할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역으로 롯데와 한화가 FA 시장에 참여하지도 않았지만, 4강안에 들어선다면 FA 무용론도 거론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팀 전력은 모든 것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나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팀을 더욱 강하게 할 수 있는 선수 영입은 당연합니다. FA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 큰 성과를 올린 기아와 엘지가 겨울 시장의 승자가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과연 이런 좋은 성과가 시즌 경기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반영되어 그들이 원하는 4강 진입, 나아가 우승까지 넘볼 수 있을지가 궁금해집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