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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고양 원더스의 KBO 비난, 동의를 넘어 분노를 품게 만든다

by 스포토리 201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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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더스가 KBO에 "자식 낳고 나 몰라라"한다는 표현을 빌려 비난을 했습니다. 국내 유일의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가치는 10구단 체제에서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대한민국의 야구 인프라 확충에 가장 좋은 모델 중 하나인 독립구단 활성화에 대한 고민은 고사하고, 어렵게 운영 중인 유일한 독립구단에 대한 KBO의 한심한 작태는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야구 활성화에 대해 KBO는 어떤 복안이라도 가지고 있는가?

 

 

 

 

올 해 프로야구가 10구단까지 확대되며 많은 이들이 바라던 천만 시대가 곧 도래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프로야구 10구단 체제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프로야구 10구단 시대를 준비하고 보다 현실적인 발전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KBO의 무능은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프로야구가 활성화되며 실업 야구가 도태되었다는 사실은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겁니다. 물론 현재 2개의 실업 야구가 존재하지만, 과거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퓨처스 리그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고 있지만, 이 역시 연습 경기처럼 다가올 뿐입니다. 

 

국내 유일의 독립리그 구단인 고양 원더스는 프로야구 전성시대 오히려 좁아진 야구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모델로 다가옵니다. 프로야구가 등장하며 실업야구가 고사되고, 야구 인프라 자체는 더욱 협소해졌습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선수의 수는 매년 한정되어 있고, 그 안에 들어서지 못하면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정된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 어린 야구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 구축은 KBO가 나서서 만들어야 하는 가치입니다. 실업야구가 되든 독립구단 활성화를 선택하든 KBO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학생 야구를 마친 이후에도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학생 야구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이 수많은 학생 야구단이 존재하는 이유는 프로야구단 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야구단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야구 활성화와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고양 원더스의 탄생은 고무적이었습니다.

 

거대한 부를 가진 이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사비까지 들여 만들었던, 고양 원더스는 한국 야구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존재였습니다. 야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수많은 이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고양 원더스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프로야구 구단에 영입되는 사례를 만들 정도로 국내의 유일한 독립구단인 이들은 팜으로서의 가치도 충실하게 해주었습니다. 더욱 선수들의 꿈을 위해 그들을 원하는 프로야구 팀들에게 트레이드 머니도 받지 않고, 떠나는 선수들에게 축하금까지 줄 정도로 그들은 야구에 목말라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구단이 되어 있습니다.

 

고양 원더스로서는 2013년 본격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난해와는 달리, 보다 많은 경기를 안정적인 방법으로 치른다면 더욱 단단한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 원더스가 추구하는 가치가 프로야구 선수로서 꿈을 키우는 많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라는 점에서 이들의 포부는 곧 많은 소속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는 의미였습니다.

 

2013년 KBO는 퓨처스 리그 경기일정을 발표했습니다. 북부리그 5개 팀(한화, LG, 두산, 경찰, SK), 남부리그 6개 팀(롯데, 삼성, NC, 상무, KIA, 넥센) 등 총 11개 팀이 4월 2일부터 8월 29일까지 총 530경기(북부리그 230경기, 남부리그 300경기)를 치른다고 합니다.

 

프로야구 구단보다 많은 수로 양대 리그로 운영되는 퓨처스 리그가 530 경기가 치러진다는 것은 그만큼 프로야구 구단들이 보다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문제는 경찰청과 상무팀도 참여하는 퓨처스 리그에 왜 고양 원더스는 참여할 수 없느냐는 점입니다.

 

고양 원더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부리그 팀과 6차례 씩 30경기, 남부리그 팀과 3차례씩 18경기 등 총 48경기를 소화한다고 합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보다 확대된 경기수로 퓨처스 리그의 한 팀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그저 동상이몽이었던 셈입니다.

KBO가 고양 원더스 창단 시 약속했던 2013 시즌 퓨처스 리그 참가는 스스로 부정하며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구두 약속이라고 하지만, KBO 실무자가 직접 나서 고양 원더스의 안정적인 리그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그저 헛공약이었다는 그들에게 고양 원더스가 분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고양 원더스가 자신들의 선수 다섯 명을 프로야구단에 입단시켰고, 한 시즌 100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선수 보강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는 점에서 KBO는 철저하게 고양 원더스와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을 배신했습니다.

 

경찰과 군대 팀도 가능한 퓨처스 리그가 독립구단만 참여를 불가 하는 이유는 간단하고 단순합니다. KBO가 기존 구단들의 하청기구라는 스스로 인증이니 말입니다. 두 팀이 기존 구단의 선수들 병역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퓨처스 리그 참가는 당연합니다. 자신들의 선수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경기력을 유지하며 이후 복귀 시 누수현상 없이 실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프로야구 구단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경찰과 군팀은 그렇게 안정적인 팀 운영이 가능하지만, 이들과 별개인 고양 원더스는 그저 꿔다 놓은 보릿자루나 다름없습니다. 기존 구단주들이 신규 팀 확대에 반대하는 것과 유사하게, 그들은 독립구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달가워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집으로 둘러싸인 구단주 모임과 그들을 비호하고 그들의 지시만 받는 듯한 KBO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야구 인프라 확충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유일한 독립구단을 외면하는 KBO가 일본 소프트뱅크 3군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무슨 의도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최소한 KBO가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조직이라면 야구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냉정하게 평가하고 실행해야만 할 것입니다. 고양 원더스가 과연 퓨처스 리그에 참여할 수 없는 존재인지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은 반문하고 있습니다. 설마 신생구단이 KBO에 납입하듯 100억을 내지 않아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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