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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소방수 앤서니 낙점, 마운드 밑그림이 완성되었다

by 스포토리 201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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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붙박이 마무리가 결정되었습니다. 김진우가 거론되었지만 부상으로 인해 마무리 후보에서 빠진 상황에서 대안으로 이야기되던 앤서니가 2013 시즌 기아의 마무리로 확정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선발로서 자신의 몫을 충분하게 했던 앤서니로서는 기아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마무리를 맡게 되어 한국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앤서니 과연 기아 우승의 핵심 전력이 될 수 있을까?

 

 

 

양현종이 선발 후보로 올라서며 선발 라인업 중 한 명이 마무리를 맡을 것은 공식화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마운드의 핵심인 윤석민이 흔들리며 제 몫을 못해주기는 했지만 선발 라인업은 막강했습니다. 소사와 앤서니 두 외국인 투수들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서재응과 김진우가 제몫을 다해주며 기아의 선발 라인업은 다른 팀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존재감이었습니다.

 

좌완 투수에 대한 열망이 많았던 선동열 감독으로서는 2013 시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좌완 투수 영입도 고민했습니다. 외국인 투수 중 하나를 좌완 투수로 교체할 생각까지 했다는 점에서 양현종의 부활은 흥미롭습니다. 

 

신성처럼 등장해 두 시즌 동안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병역면제까지 받았던 양현종. 하지만 과한 욕심이 투구 밸런스를 무너트렸고 흐트러진 투구폼은 이후 2년 동안 양현종이라는 존재감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좌완으로서 빠른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존재인 양현종은 귀한 투수입니다. 수준급 좌완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높은 좌완 투수에 대한 갈증은 기아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런 아쉬움을 양현종이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좀처럼 자신의 투구폼을 찾지 못하던 그가 올 시즌 부활을 노리고 있습니다.

 

애리조나를 거쳐 선발투수로 낙점을 받은 양현종은 일본에서 가진 초반 4경기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마지막 경기에서 4이닝 동안 5개의 볼넷을 내주며 제구력이 다시 나빠지는 것은 아닌 가 의구심이 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선 감독의 선택은 단순해질 수 있었습니다.

 

양현종이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야만 마무리가 결정되는 기아로서는 그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했습니다. 양현종이 선발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기아는 2012 시즌과 마찬가지로 마무리 공백을 겪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아의 2012 시즌은 붙박이 마무리 부재의 아쉬움을 그대로 느낀 한 해였습니다. 현대 야구에서 그 가치가 점점 상승하고 있는 마무리가 존재하지 않은 기아로서는 접전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할 정도로 기아의 뒷문은 허술하기만 했습니다. 시즌 중반 최향남이 마무리 역할을 해주기는 했지만, 체력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완벽하게 마무리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2009 시즌 우승당시 마무리를 맡았던 유동훈의 부활도 기대했지만, 그 역시 기아의 승리를 책임지지는 못했습니다. 2009 시즌과는 너무 비교가 되는 그의 투구는 더 이상 상대를 압도할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박지훈이라는 신인이 10 홀드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해주었다는 사실이 고무적일 정도였습니다.

 

현재 마무리 분야에 확실한 외부영입이 이뤄지지 않은 기아로서는 선수들 중 마무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 감독이 선발 자원 중 하나를 마무리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현재 불펜 자원들 중 마무리를 맡을 선수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현재의 불펜 자원들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점에서 기아의 우승을 위해 가장 주력해야만 하는 존재가 불펜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화려하게 부활하며 기아 마운드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는 김진우를 마무리로 활용하겠다는 선 감독의 구상은 부상으로 좌절되었습니다. WBC 선수로 선택이 되었지만 부상으로 낙마한 김진우는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마무리 카드로서 가치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장기 부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매일 등판해야 하는 불펜의 특성상 김진우를 마무리로 돌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가장 적합하다고 알려진 김진우가 부상으로 낙마하며 기아의 마무리는 다양한 하마평은 있었지만, 확실한 누군가가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한기주가 정상적인 모습만 보인다면 기아의 마무리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며 과연 올 시즌 정상적인 활약을 해줄지도 의문인 한기주를 믿기에는 기아의 갈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급되었던 존재가 바로 외국인 투수였습니다.

 

소사와 앤서니는 김진우와 함께 마무리 가능성을 고민하던 투수들이었습니다. 모두 150km가 넘는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 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1이닝을 막아내는 마무리에 적합한 존재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 감독의 최종 선택은 소사와 김진우가 아닌 앤서니였습니다. 2012 시즌 퇴출 일보직전에 환상적인 피칭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던 앤서니는 흥미로운 선수입니다.

 

선수들과의 관계도 돈독하고 한국 문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높은 적응력을 보인 앤서니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외국인 선수입니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하나가 되려는 그의 기질은 국내 리그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그만큼 높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퇴출 위기에서 벗어난 앤서니는 32 경기에 출전해 171과 2/3이닝을 던져 11승 13패 1세이브, 3.83 방어율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안착에 성공했습니다. 기아의 최다승 투수이기도 한 앤서니는 퇴출 1순위 미운오리새끼에서 2년 연속 한국 무대를 밟게 된 화려한 백조로 변신했습니다.

지난 시즌 세이브 기록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마무리 가능성을 타진해 봤던 기아로서는 소사보다는 보다 안정적인 피칭을 하는 앤서니로 최종 낙점을 한 듯합니다. 소사가 더욱 빠른 공과 좋은 변화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안정적일 수도 있지만, 앤서니를 선택한 것은 유연한 성격이 한 몫 했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최고구속 155km가 나오는 앤서니는 빠른 구속만이 아니라 빠른 투구 동작으로 타자들을 힘겹게 하는 투수이기도 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이어지는 투구는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 정도라는 점에서 1이닝을 상대하는 마무리로서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앤서니에게 중요한 것은 마무리로서 역할을 숙지하고 익숙해지는 연습과 실전입니다. 이미 지난 17일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마무리로 등판해 149km에 달하는 스피드를 앞세워 삼자범퇴로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한 앤서니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남은 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마무리로 나서 자신의 새로운 임무에 익숙해지게 된다면 기아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마무리 공백을 메울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마무리라는 직책이 앤서니에게 부담일 수도 있겠지만, 선발과 마무리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던 선동열 감독이 존재하기에 많은 노하우들을 전수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팀 사정상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을 하게 되었지만, 앤서니가 특급 마무리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다면 한국 리그에서 그의 주가는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아가 앤서니를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퍼즐을 채운 기아로서는 이제 V11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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