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6이닝 5실점, 볼티모어 강타선에 흔들린 괴물 아쉽다

어제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되며 더블헤더로 진행된 볼티모어와 다저스의 경기는 아쉬웠습니다. 낮경기에 나선 류현진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기 순연으로 투구 패턴이 흐트러졌다는 점은 문제였습니다. 더욱 낮 경기를 해야 하는 부담까지 이어지며 그동안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쉬운 투구였습니다.

 

메이저리그 높은 벽을 실감한 류현진, 다음이 중요하다

 

 

 

 

3경기를 잘 치른 류현진에게 볼티모어 전은 메이저리그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님을 가르쳐준 경기였습니다.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오던 투구는 볼티모어 경기에서 깨졌고, 2점대 방어율 역시 4점대로 치솟았습니다. 한 경기 두 개의 홈런을 내주는 등 류현진으로서는 여러가지를 고민하게 한 경기였습니다.

 

류현진에게 초반은 좋았습니다. 이디에가 1회 3점 홈런을 치며 볼티모어 1선발 하멜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으며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갔습니다. 하지만 1회부터 류현진의 투구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선두타자인 닉 마카키스에게 안타를 내주고 아담 존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주자를 둘이나 내보낸 류현진은 맷 위에터스를 병살로 잡으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2회에도 선두 타자인 크리스 데이비스에게 안타를 내주고, 후속 타자인 하디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었습니다. 3회에는 볼넷을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안정적인 피칭을 했던 류현진은 4회 투아웃을 잡은 상황에 레이몰드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4-3까지 쫓기게 되었습니다. 류현진의 특급 체인지업이 홈런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 컸습니다.

 

5회 류현진은 오늘 경기 처음으로 삼자범퇴로 볼티모어 타자들을 잡아냈습니다. 공 역시 10개가 안 되는 승부로 투구 수까지 조절하며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어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6회 선두 타자인 위에터스에게 안타를 내주고, 데이비스에게 2루타를 내주며 무사 2, 3루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홈런을 쳤던 하디가 회야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고, 피어스가 역전타를 치며 가볍게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류현진은 100개가 안 되는 공을 던지고 6이닝을 마치고 교체되었습니다. 5실점을 한 오늘 경기는 홈런을 두개나 내주며 메이저 데뷔 후 최악의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전 경기와 너무 다르게 고이 높게 제구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예정된 투구일을 넘겼다는 점에서 제대로 제구가 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구속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며 볼티모어 강타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140km대 초반의 직구로는 결코 상대를 제압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높게 제구된 공은 강타자들이 즐비한 볼티모어를 잡아내기는 힘들었습니다.

 

강속구도 평범한 구속을 보였고, 제구 역시 지난 경기에서 무릎 근처에서 이뤄지던 제구가 상대 타자들이 치기 좋은 높이로 제구되었다는 점은 문제였습니다. 홈런을 맞은 공들 역시 실투였고, 그런 실투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한 경기였습니다. 다저스가 7회 동점을 만들어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류현진으로서는 많은 것을 깨달은 경기였을 듯합니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조금만 흐트러져도 결코 승리투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볼티모어 전에서 잘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팀 타선이 간만에 선취점을 뽑으며 연패를 막으러 등판한 류현진을 도와주기는 했지만, 우천으로 순연되어 낯 경기를 치른 류현진은 최악의 상황에서 아쉬운 투구를 하고 말았습니다.

 

류현진의 오늘 투구가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 시작인 그에게는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지난 3경기를 완벽한 자기 주도적 투구를 보였지만, 볼티모어와의 원정 경기에서 낯선 상황 속에서 제구와 구속이 정상이 아닌 경기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교훈이 6년 계약을 한 류현진의 메이저 경험을 더욱 풍성하고 단단하게 해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인터뷰에서 모든 결과에 대해 핑계대지 않고 모든 것은 자신이 잘못 던진 것이라는 그의 발언은 중요합니다. 그 어떤 투수들보다 멘탈이 강하고 승부욕도 갖춘 류현진이기 때문입니다. 패배에 대해 모든 잘못을 자신의 몫으로 돌리고 다시는 이런 실패를 거듭하지 않겠다는 다짐에서 류현진의 대단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화라는 구단에서 부처가 되었던 류현진에 메이저에서도 미국의 한화라는 놀림을 받는 다저스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다를 것은 없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류현진이 괴물인 이유는 강력한 멘탈로 동일한 실수를 더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강렬한 정신무장은 다음 예정된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는 한층 발전된 류현진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