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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류현진 7이닝 1실점, 성장하는 몬스터의 가능성을 보였다

by 스포토리 201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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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메이저 진출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3승을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마의 6회 30개가 넘는 피칭을 하며 아쉬움을 주었던 류현진이지만 진화하는 괴물의 본능이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경기였습니다.

 

3승 무산이 아쉽지만 진화하는 괴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경기 최악의 피칭을 했던 류현진으로서는 이번 메츠와의 경기가 중요했습니다. 지난 볼티모어 경기의 부진 이후 현지 언론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기사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류현진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한 팀과 두 번 경기를 치러봐야 한다는, 논조로 류현진의 현재 성과를 낯설음에서 찾는 기사들이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비아냥에 가까운 기사들에 맞서 자신이 대단한 존재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메츠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했습니다. 전날 연장 승부 끝에 끝내기 만루 홈런을 내주고 패했던 팀에게 연패를 줘서도 안 되고, 연장 혈투로 마운드 소진이 많았던 팀을 위해 오랜 이닝을 책임도 져야만 했습니다.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류현진은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적응해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LA 다저스는 류현진만 등장하며 높은 득점 지원을 해왔습니다. 오늘 경기 메츠의 선발인 헤프너가 임시 선발이고 좋은 성적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량 득점도 기대해 볼만 했습니다. 하지만 다저스의 타선은 오늘 경기에서도 좋지는 않았습니다. 1회 크로포드의 안타와 급격하게 타격감을 되찾고 있는 캠프가 적시타로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잡아갔습니다.

 

1점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잡아냈습니다. 압권은 메츠의 상징이자 미국 야구의 중심인 데이비드 라이트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이었습니다. 상징적인 선수를 압도하며 기선 제압을 하는 모습은 역시 괴물다웠기 때문입니다.

 

2회에도 외야 플라이 2개와 내야 땅볼로 삼자범퇴를 시킨 류현진에게 볼티모어의 악몽은 더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3회에도 에러로 주자를 내보내기는 했지만 안정적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오늘 경기의 승리에 대한 기대치를 점점 키워주었습니다. 4회에는 라이트에게 볼넷을 내주고, 두다에게 안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말론 버드를 병살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기는 류현진은 상대를 확실하게 제압해 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5회에도 데이비스를 헛스윙 삼진을 잡고, 앤서니 레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으며 가볍게 투아웃까지 기록했습니다. 콜린 코길을 볼넷으로 내보내기는 했지만, 투수인 헤프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해갔습니다.

 

문제는 6회였습니다. 5회까지 60개 정도의 안정적인 피칭으로 완투 피치를 이어간 류현진이었지만, 6회 상대 타자들과 대결에서 풀 카운트 승부를 가져가며 30개가 넘는 피칭을 하는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선두 타자인 루벤 테하다에게 볼넷을 내준 것은 아쉬웠습니다. 이어 다니엘 머피에게 안타를 내주고, 라이트에게 풀 카운트 승부 끝에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어준 과정은 아쉬웠습니다.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베네수엘라 출신의 노장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의 투수 리드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직구 위주의 승부가 주효했던 오늘 경기에서 에르난데스는 6회 구속이 조금 느려졌다는 이유로 유인구 승부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연패를 막기 위해 상대 타자들을 유인구로 속여 잡겠다는 판단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이 포수의 요구를 거부하는 장면도 나올 정도로 에르난데스의 극단적인 유인구 요구는 결과적으로 30개가 넘는 공을 남발하게 만들었습니다.

 

5회까지 안정적인 피칭을 하며 완투도 가능해 보였던 류현진은 직구보다는 변화구를 통해 유인구를 남발하게 한 포수 리드는 결과적으로 상대 타자들의 풀 카운트 접전만 만들어냈습니다. 보다 적극적인 승부를 벌였다면 류현진이 많은 피칭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7회에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삼진과 외야 플라이, 1루수 팝 아웃으로 가볍게 마무리하는 과정을 봐도 6회 포수의 투수 리드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109개의 투구로 3안타, 3사사구, 8삼진, 1실점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류현진 본인에게 최다 이닝인 7회를 소화해주며 전날 마운드 소진이 많았던 다저스에게 숨통을 틔게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중요했습니다.

 

류현진이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은 덕에 다저스는 9회 2점을 추가하며 승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선두 타자인 닉 푼토가 2루타를 치고, 곤잘레스가 그라운드 아웃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이디어와 유리베의 적시타로 2득점을 올린 3-1로 앞서간 다저스는 9회 라이트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기는 했지만 3-2로 경기를 마치며 전날 패배를 되갚았습니다.

 

다저스의 타선은 여전히 문제였습니다. 비록 낮 경기로 인해 잘 맞던 타자들이 출전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올스타 타선이라 불리는 다저스가 초반 너무 깊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타선 지원만 있었다면 3승은 당연했던 류현진의 호투였지만, 한화 시절을 연상시키는 아쉬운 팀 타선은 류현지의 승수 쌓기를 힘겹게 합니다.

 

류현진은 오늘 경기에서 아쉬움을 달랠 좋은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직구 구속도 볼티모어 전과 다른 높아졌고,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임을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체인지업보다 많이 던진 슬라이더의 위력은 더욱 높아졌고, 이 슬라이더는 메츠 타선을 헛 스윙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류현진의 투구는 최고였습니다.  

 

6회 아쉬움만 없었다면 7이닝 이상을 던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가 아쉽기만 했습니다. 시즌 초반 리그 2위에 오를 정도로 안정적인 타선을 이어가고 있는 메츠를 상대로 1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는 사실은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비록 승수 쌓기에는 실패했지만 팀의 연패를 끊는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는 점에서 류현진에 대한 팀 내 평가는 더욱 크고 강해질 듯합니다. 점점 메이저 몬스터로 진화해가는 류현진이 다음 경기에서는 3승을 이룰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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